#3번째 높은 등급…日·中보다 두 단계 높아
#올해 성장률 0.1%p↓…내년에는 0.4%p↑
#”반도체 경기 회복되면 하반기 반등할 것”
#공기업 채무 재정부담…北 리스크는 완화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제 신용 평가사 무디스(Moody’s)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전망을 8년 연속 ‘Aa2,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체계 중 3번째로 일본이나 중국보다 두 단계 높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하며 반도체 경기 둔화와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성장이 다소 둔화하겠지만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부채의존도가 높은 부동산·에너지·건설 부문이 취약하다고 언급했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Aa2, 안정적) 유지 결정이 다변화되고 경쟁력 있는 경제구조 및 효과적인 정책 대응, 양호한 대외건전성, 강한 재정건전화 의지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12월 현 등급으로 상향된 후 8년 넘게 하향 없이 안정적인 등급을 유지 중이다. 최고 등급인 ‘Aaa’는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룩셈부르크,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12개국이다.
두 번째로 높은 ‘Aa1’는 핀란드, 오스트리아 2개국이며, 프랑스,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가 한국과 같은 3번째 높은 등급이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홍콩, 마카오, 대만(이상 Aa3)은 한국보다 한 단계, 일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이상 A1)는 두 단계 낮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경기 둔화, 통화 긴축, 부동산 시장 조정 등 영향으로 성장이 다소 둔화하겠지만 하반기 이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등할 것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지난 3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6%, 내년 2.0%로 제시했으나 이번에 올해는 1.5%로 소폭 하향 조정하고, 내년에는 2.4%로 상향했다.
무디스는 최근 글로벌 은행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기업 부문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특히 부채의존도가 높은 부동산·에너지·건설 부문이 취약하다고 언급했다.
고령화·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은 우리 잠재성장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이지만 정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개혁 노력, 우리 경제의 높은 혁신성·경쟁력 등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무디스는 정부의 거시경제 안정과 대외불안 요인에 대응한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의 실리콘밸리은행·크레딧스위스 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우리의 개방적 금융시장과 높은 무역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우리 경제가 영향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공기업 부채는 팬데믹 상화에서도 잘 억제됐으나 에너지·건설 부문의 부채가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전의 경우 회사채 발행한도 확대로 조달여력이 강화됐지만 향후 우발채무로 인한 재정부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봤다. 따라서 공기업을 비롯한 지방정부의 우발채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채무는 코로나19 전후로 과거 평균에 비해 증가했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올해부터는 재정건전화 기조 전환으로 재정적자폭이 축소되고 국가채무비율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부담 요인으로 지난해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증가 등을 언급했다. 비교적 낮은 부채비율, 양호한 국내 자본조달 여건, 향후 재정준칙 시행 등을 감안할 때 부채감당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등급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크게 늘어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리스크로 현실화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언급했다. 최근 핵협의그룹 신설 및 전략자산 전개 등을 포함한 한미정상의 ‘워싱턴 선언’으로 북한 위험이 억제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여전히 유효하며, 건전재정 기조 전환으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개선됐음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무디스 등 국제 신평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고령화 등 구조개혁과제 대응, 잠재성장률 제고, 금융시장 안정성 유지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ohj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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