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비트코인 가격 동조화 현상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동조화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금과 비트코인 모두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금 선물 가격이 오를 때 비트코인 가격도 같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이어가다가 지난달 중순까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인 게 대표적이다.
이 시기 1810달러대까지 밀려났던 금 선물 가격은 2040달러대로 올라섰고,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2만달러 초반에서 3만달러 초반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금 선물은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1900달러 중반까지 미끄러졌는데 비트코인 역시 2만6000달러까지 빠진 상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선물의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3월부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과거 금 수익률은 실제 경기 침체 국면보다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 심리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더 크게 오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위험자산으로 여겨지는 비트코인이 금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건 경기 침체 우려 속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돼서다. 특히 리스크 별로 헤지 수단을 나눠볼 때 은행 리스크는 미국채,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헤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미국채 디폴트가 우려될 때 피난처는 제한적이다.
시장에서는 금과 비트코인 둘 다 하반기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금의 경우 미 달러가 하반기 약세를 나타낼 경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 연구원은 “지금처럼 경기는 위축되고 물가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금은 중장기적으로 내재적 가치가 보존된다는 점이 매력적인 자산”이라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 디폴트 이슈가 발생하며 비트코인을 통한 헤지 수요 유입이 기대된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테라 사태 이전 가격인 4만달러를 넘어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 가격과 금 가격을 비교할 경우 아직 시장이 부채한도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며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의 (미 정부 신용등급 하향 검토) 시그널로 부채한도 이슈에 시선이 집중되며 비트코인으로의 헤지 수요가 유입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과거 비트코인이 상승한 시기를 살펴보면 2011, 2013, 2017, 2020~2021년 등 4차례 상승장 중 2011년과 2013년의 경우 부채한도 이슈와 미국 정부 신용등급 이슈에서 비롯됐다.
2011년 4월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정부에 네거티브 전망을 부여한 뒤 51일간 2447% 뛰었고, 2013년 10월에는 피치가 미국 정부 등급 하향 검토를 밝힌 지 50일 후 고점 기준 689% 뛴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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