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김남국 의원 코인 매매 파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이 됐지만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야당이기 때문에 공격을 하는 것인지, 김 의원의 코인 매매 자체를 공격하는 것인지 불분명할 정도입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상대 편이 ‘뭔가 구린 짓’을 했는데 마침 그것이 코인이라서 더 문제를 삼는 것인지도 헷갈립니다.
“일단 던지고 보자” 식의 폭로와 의혹 제기가 잇따릅니다. 여당 조사 특위에 불려 나간 업비트와 빗썸이 김 의원이 불법적인 행동을 한 것처럼 말했다는 전언이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해당 거래소와 김 의원 본인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지루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문제를 찾아서 풀겠다는 것인지, 문제가 뭔 지도 모르면서 문제라고 떠드는 것인지 짜증이 날 지경입니다.
질문을 던져보죠. 암호화폐는 정치적으로 우파일까요? 아니면 좌파일까요?
2018년으로 가보죠. 진보 진영의 빅 마우스 유시민은 암호화폐를 폄훼하면서 “역사상 가장 난해하고 우아한 사기”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진보 진영은 ‘바다 이야기’라는 도박 트라우마가 있는데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디지털 도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비트코인은 좌파에게 인기 있는 아이템은 아닌 듯합니다. 논란을 일으킨 김 의원은 민주당이었지만요.
국민의힘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일까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는 코인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가상자산에 대해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겠다는 공약도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도 똑같은 공약을 하기는 했습니다.
정치인들은 이해득실에 따라 말을 바꾸기 때문에 지금 윤 대통령이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관련 발언도 거의 없으니까요.
다만 여당 최고 실력자 중 한 명인 K 모 의원의 아들이 국내 대형 암호화폐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만 봐도 암호화폐 시장이 여야와 정치 성향을 가리지 않고 핫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미국에서는 야당인 공화당이 비트코인에 조금 더 친화적인 것 같습니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공화당 쪽 친 비트코인 의원들의 활동이 두드러집니다. 공화당 대선 주자인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비트코인 공약까지 내놨죠.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로 뛰고 있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도 친 비트코인 행보를 보이기는 합니다.
유럽은 어떨까요? 코인텔레그래프 기사를 보면 유럽에서는 극우 정당이 암호화폐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독일의 ‘독일의 대안’ (Alternative for Germany, AfD)
네덜란드의 ‘자유당’ (Party for Freedom, PVV)
네덜란드의 ‘민주주의 포럼’ (Forum for Democracy, FvD)
영국의 ‘영국 독립당’ (UK Independence Party)
헝가리의 ‘피데스’ (Fidesz)
이런 우파 정당과 정당 지도자들은 공통적으로 암호화폐를 칭찬하고, 선거자금도 코인으로 받습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들 정당이 너무 극우적이어서 은행 계좌가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암호화폐를 이용해 정치 자금을 받는다고 보도했습니다.
‘탈중앙화’는 정부의 개입을 막고,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한다는 면에서 우익 정당의 입맛에 맞습니다. 우리나라 보수정당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탈중앙화는 급진 진보파에서도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기밀 문서를 빼돌려 미국의 적이 된 스노든, 위키리크스 공동 창시자인 어산지 등은 해외 도피 중에 암호화폐로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모든 정보를 자유롭게”라고 외쳤다가 망명자가 됐습니다.
극우와 극좌 모두 은행 계좌를 쓸 수 없을 때 암호화폐를 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군요.
정치 이데올로기는 손에 잡히는 실체가 아니죠. 사람들은 이 환영에 쉽게 사로잡히고, 편을 갈라 싸우기를 좋아합니다. 극우와 극좌 모두 자유를 원한다면서 상대 편을 못잡아 먹어 안달이죠.
블록체인 기술의 기본 철학, 탈중앙화는 수학입니다. 시스템의 취약점을 분산함으로써 네트워크를 훨씬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수학 이론을 구현한 것 뿐입니다.
극우 그리고 우파 여러분, 극좌 그리고 좌파 여러분 하나만 묻겠습니다. 1+1은 뭐죠?
수학(산수)을 하자는데 자꾸 정치를 끌어들이지는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