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선대회장 26조원 규모 주식 남겨
총수일가 12조원 상속세 재원 마련해야
삼성 세 모녀 주식담보대출 4조781억원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기획재정부가 게임업체 넥슨 지주사인 NXC의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별세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가족이 수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NXC 주식으로 납부(물납)하면서다. 기업의 지분 구조를 바꿀 정도로 무거운 상송세가 화제가 되면서 삼성가 사례도 재조명받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은 삼성전자 4.18%와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9%, 삼성SDS 0.01% 등 약 26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유족에 남겼다. 이에 삼성 총수 일가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5년간 총 12조원의 상속세를 분할해 내고 있다. 이들은 세금 납부를 위해 보유 주식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공탁해야 했다.
이재용 회장 등 삼성 일가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매년 2조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매년 주식을 처분하거나 대출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낸 세금만 6조원 이상이며, 앞으로 더 내야할 금액이 6조원 이상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대출 규모는 ▲홍 전 관장 1조4000억원 ▲이부진 사장 5170억원 ▲이서현 이사장 19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대출을 포함하면 지난달까지 세 사람의 주식 담보 대출 규모는 총 4조781억원에 달한다.
최근 대출 금리까지 크게 오르면서 삼성 일가의 이자 부담도 급증했다. 최근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받은 주식 담보 대출의 금리는 5%대다. 2년 전 2%대에서 금리가 크게 올라 1년간 약 2000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부연납 가산금까지 감안하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내는 이자 규모는 더욱 커진다.
삼성가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경영권 약화 우려에도 일부 계열사 주식을 매각했다. 홍 전 관장은 작년 3월 삼성전자 지분 약 2000만주를 매각했고, 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주식 약 150만주를 팔았다. 이서현 이사장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 주식 300만주 전량과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넘겼다.
주식을 팔면서 제값도 받지 못했다. 홍 전 관장은 작년 3월 삼성전자 주식을 시가 대비 2.4% 할인해 매각했으며,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도 삼성SDS 지분을 각각 1.8% 낮춰 팔았다. 이재용 회장은 2조90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보유 지분 매각이나 주식 담보 대출이 없다. 이 회장은 배당금과 신용 대출을 활용해 매년 5000억원에 가까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삼성가의 상속세는 국내 상속세수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가는 국가 전체 상속세수의 약 25%를 부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속세수는 ▲2019년 3조1000억원 ▲2020년 3조9000억원이었지만,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후 ▲2021년 6조9400억원 ▲2022년 7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23년 예상 상속세수는 8조9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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