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우리 경제가 최근 경기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6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나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는 평가에서 경기저점에 더욱 접근했다는 전망이다.
4월 전(全) 산업생산은 조업일수(+1일→-1일)의 감소로 전월(2.0%)보다 낮은 -0.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저효과,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중첩되면서 생산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경기 부진이 심화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광공업생산(-7.6%→-8.9%)은 자동차(27.2%→16.6%)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26.9%→-20.2%), 전자부품(-30.3%→-30.0%), 화학제품(-19.7%→-20.5%) 등을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유지됐다.
제조업은 평균가동률(72.0%→71.2%)이 낮은 수준에 정체된 가운데 재고율(130.4%)이 전월(117.2%)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제조업 출하(-7.0%)가 감소한 가운데 재고(15.7%)는 반도체(83.3%)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제조업 부진을 반영했다.
KDI는 “제조업은 생산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평균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정체되고 재고율은 상승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반도체는 생산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라며 “다만 반도체 수출 금액과 물량의 감소세가 일부 둔화되는 가운데 대(對) 중국 수출 감소폭이 점차 축소되는 등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서비스업(6.2%→3.1%)이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지속했다.
기저효과에 기인해 숙박·음식점업(17.8%→2.0%), 도소매업(0.5%→-2.7%)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소비 증가세는 다소 약화했으나 소비자심리지수 상승세는 지속됐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0.1%)보다 낮은 -1.1%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2.3% 감소했다.
준내구재(4.1%→-3.1%)는 의복(9.6%→-3.0%)을 중심으로 감소로 전환됐으며, 계절조정 전월대비로도 6.3% 감소하며 위축된 모습이다.
내구재(2.5%→0.4%)가 승용차(14.5%→7.6%)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됐으며 비내구재(-2.3%→-1.0%)는 화장품(-11.5%)과 음식료품(-1.7%)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8.0을 기록하며 3월 이후의 완만한 상승세가 지속되며 기준치(100)에 점근했다.
건설업(12.0%→12.2%)은 아파트 공사종료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집중되면서 건축부문(14.6%→16.5%)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다만 주택경기 하락이 지속됨에 따라 주택착공호수(-60.4%)를 비롯한 선행지수는 부진한 모습이다.
공급 측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3.3% 상승률을 기록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전기·수도·가스(23.2%)가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수입가격이 하락하고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다.
KDI는 5월16일부터 적용되는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0.09%포인트(p)로 추정되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0.18%p 내외로 추정했다.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4% 내외의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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