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이라고 지목한 알트코인들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매도세 심화로 인해 시가총액(시총)이 주말에만 45조원 증발한 것이다. 다만 SEC 조준에서 벗어난 비트코인 시총은 12조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체 코인 시총이 지난 10일 하루에만 57조원 날라갔다. 이 중 바이낸스코인(BNB)과 솔라나, 에이다 등 주요 알트코인의 시총은 45조원 줄어들었다. 코인 시총 증발의 82%가 알트코인에 발생한 것이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자산을 말한다.
기록적인 증발을 나타낸 이들은 전부 미국 금융당국이 ‘정조준’한 가상자산이다. 앞서 SEC가 지난 5일과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잇달아 제소하면서 증권으로 명명한 가상자산들이 전부 휘청인 것이다.
실제로 해당 가상자산인 솔라나와 에이다, 폴리곤 등은 지난 10일 하루에만 전부 20%대 낙폭을 보였다. 솔라나는 21%, 폴리곤은 23%, 에이다는 19% 각각 하락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도 확연한 하락세다. 이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SEC가 증권으로 지목한 19종의 가상자산 중 상장된 12개 모두 전주 대비 20% 이상 밀렸다. 솔라나는 23%, 폴리곤은 24%, 니어프로토콜은 20%, 에이다는 23%, 칠리즈는 27%, 샌드박스는 27% 각각 빠졌다.
아울러 바이낸스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 BNB의 하락세도 두드러진다. BNB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가 제소된 지난주에만 최대 27% 하락했다.
특히 이들이 플랫폼 가상자산이라는 점에서 업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BNB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가동되고 있는 다양한 가상자산 금융 시스템이 BNB 약세로 인해 연쇄 폭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상자산 분석 사이트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BNB 가격이 22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2억달러(2578억원) 규모 가상자산이 청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거래소 역시 SEC 후폭풍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SEC가 증권으로 지목한 가상자산의 60%가 거래되고 있는 업비트는 지난 11일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 종목에 투자 주의 경보를 내린 바 있다. 해외보다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시장이 해외 시장의 하락세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했다.
한편 이번 SEC 제소 당시 지목된 가상자산의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해당 제소가 단순 규제 강화를 넘어 코인의 실체를 부정하려는 의도까지 담겼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달러·유로·위안화 모두 디지털화돼 있다. 추가적인 디지털 화폐는 필요하지 않다”며 “가상자산 존재 자체가 필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SEC가 바이낸스 제소 당시 지목한 12종의 가상자산은 ▲바이낸스코인(BNB) ▲바이낸스USD(BUSD)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폴리곤(MATIC) ▲파일코인(FIL) ▲코스모스(ATOM) ▲샌드박스(SAND) ▲디센트럴랜드(MANA) ▲알고랜드(ALGO) ▲엑시인피니티(AXS) ▲코티(COTI) 등이다.
여기에 코인베이스 제소 당시 추가로 지목한 7종의 가상자산은 ▲니어프로토콜(NEAR) ▲칠리즈(CHZ) ▲플로우(FLOW) ▲인터넷컴퓨터(ICP) ▲보이저(VGX) ▲대시(DASH) ▲ 넥소(NEXO) 등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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