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미국 금리 동결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다시 회복되고 있다. 다만 이날 저녁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이 다시 지연될 수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뉴욕증시를 비롯해 유럽증시 등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전기차 대표주인 테슬라는 12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미국의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미국 소비자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4.1%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4.4%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기준금리 선물(FedWatch)로 추정한 6월 기준금리 시장예상치는 동결(확률 77.1%), 그리고 7월 25bp인상(최종금리 5.25~5.50%)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금리인상 이후 동결국면에서는 매파적 압력이 완화되면서 ‘미국채 2년물-기준금리 스프레드’는 축소되고, 이와 함께 국내외 위험자산 선호도는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저녁 발표되는 미국의 5월 CPI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전망이 높아진 만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CPI가 나올 경우, 증시 하락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CPI가 4.0%에서 4.2%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 시장의 전망치 4.1%와 유사한 수준이다. JP모건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CPI가 나올 경우, 증시가 0.75~1.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CPI가 4.2~4.4% 수준을 기록할 경우, 증시가 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고, 만약 4.5% 이상으로 나타난다면 증시가 1%에서 1.5%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가 시장 예상치를 대폭 상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며, 대폭 하회하는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며 “컨센 부합 혹은 컨센 소폭 하회 중 하나가 유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다만 최근 주가 상승에는 5월 CPI 둔화 기대감이 일정부분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CPI가 4.0~4.2%대의 준수한 결과치가 나오더라도 증시 상승 탄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금리 동결에도 매파적인 발언이 나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강도가 높을 경우, 다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경계감이 여전히 상존한 점도 위험자산 비중 확대 시점 이연을 고민해야 할 변수”라며 “6월 FOMC는 당초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여전히 고용시장이 타이트하고 구조적 물가 상승 요인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전망을 연준에서 좌시하지 않을 듯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 동결은 금융시장 예상대로 전개되겠지만 일부 매파적 FOMC 내 인사들을 설득하기 위한 파월 의장 강경 발언이 나올 수 있다”며 “6월 FOMC 점도표 발표를 거쳐 다음달까지 긴축 경계감이 언어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위험자산 가격 회복 속도가 한 차례 늦춰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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