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송을 당한 바이낸스의 핵심 운영자로 창펑자오의 미스테리한 조력자 ‘천광잉(陈光英)’이 부상했다고 포브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브스는 이날 ‘바이낸스 지갑을 쥐고 있는 비밀 임원, 천광인’이라는 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EC가 바이낸스와 설립자 창펑자오를 상대로 광범위한 소송을 제기한 문건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데 그녀가 바로 천광잉(영문명 Heina Chen)이다.
우선 바이낸스가 미국 법인을 설립할 당시 은행 계좌의 서명인으로 천광잉의 이름이 등재됐다. 창펑자오가 바이낸스US에서 암호화폐 자산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기 위해 스위스에 비밀 회사를 설립했을 때에도 은행 계좌와 온보딩 문서들에 천광잉의 이름이 기록됐다.
SEC의 문건에 인용된 2019년 바이낸스US의 연말 대차대조표에는 천광잉이 당시 회사 은행 계좌 9개 모두에 대한 유일한 서명인임을 보여준다.
SEC가 바이낸스를 상대로 ‘사기적으로 부풀려진 거래량’을 주장하는 고소장 부분에는 허위 거래를 실행한 ‘백오피스 관리자’로 또 다시 ‘천’이 등장한다.
SEC가 입수한 바이낸스 문서에는 그녀의 직업이 ‘재무 이사’로 되어 있지만 천광잉은 바이낸스의 공식 직함이나 눈에 띄는 공개 활동을 한 적이 없다. 창펑자오가 작년 가을 그녀의 역할에 대해 ‘관리 및 청산’을 감독하는 일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기 전까지 바이낸스는 천의 존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 “바이낸스 산하 27개 법인 서명인 천광잉, 모든 자금 그녀 손을 거친다”
그러나 포브스는 조사를 통해 천광잉이 창펑자오 제외한 다른 어떤 임원보다 많은 은행 계좌를 관리하고 있고 바이낸스 관련 법인에서도 가장 많은 이사직을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SEC의 문서에 따르면 천광잉은 현재 8곳의 바이낸스 주요 기업 이사이며 13개국에 등록된 27개 법인에 속한 수 십개 은행 계좌의 서명인이다. 천광잉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송금이 이뤄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녀는 회사의 재무를 관리해오면서 2019년 이후 1,480억 달러의 입출금을 처리했다.
CZ 및 천광잉과 함께 일했던 전 바이낸스 임원은 “헤이나는 창펑자오가 신뢰하는 사람이며 그녀는 바이낸스 재무의 관문”이라고 포브스에게 설명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천광잉은 최소 3200만 달러를 보수로 받았고 바이낸스의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거래에도 직접 서명했다.
SEC의 문서에는 그녀가 또한 창펑자오가 5500만 달러의 제트기와 1100만 달러의 요트 구입을 포함한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대는 여러 법인을 감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온다.
포브스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바이낸스 캐피털 매니지먼트(Binance Capital Management)가 창펑자오의 자금 창구였고 여기서 CZ의 개인 은행 계좌 중 하나에 625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창펑자오가 그동안 “차도 없고 집도 없고 대부분의 자산을 암호화폐로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와 두 사람이 함께 관리하는 또 다른 바이낸스 법인들이 역시 창펑자오와 천이 관리하는 두 개의 싱가포르 회사에 1억 7800만 달러를 추가 송금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포브스가 SEC 기록과 30개 국가 관할권의 기업 문서를 확인한 것에 따르면, 창펑자오는 바이낸스 글로벌 사업의 지분 100%와 바이낸스US 지분 81%를 소유하고 있다.
# “천광잉은 진정한 바이낸스의 CFO”
천광잉은 바이낸스는 물론 창펑자오의 자산을 여전히 관리하고 있다. 전직 바이낸스 임원은 “헤이나가 모든 통제권을 갖고 있었다. CZ는 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매우 소수의 사람만 신뢰했다”고 말했다.
포스브는 바이낸스가 리히텐슈타인에 있는 은행을 인수하다 실패한 사례를 들어 천광잉이 어떤 인물인지 언급했다.
포브스가 조사한 은행 문서와 해당 거래를 알고 있는 두 사람에 따르면, 당시 바이낸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저우웨이가 거래를 협상하고 현지 규제 기관을 만났지만, 리히텐슈타인에 본사를 둔 뱅크 프릭앤코(Bank Frick & Co.)가 보유한 바이낸스 은행 계좌에서 에스크로에 500만 달러를 송금한 인물은 천광잉이었다.
또한 리히텐슈타인의 규제 기관에 공유된 바이낸스의 자산 및 부채 내역 증명 양식에 저우웨이가 아닌 천광잉이 서명(영문명 Heina로 서명)했다.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이 그녀에게 달려 있었다. 자금 이체든 자금 확인서든 전부 그녀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모든 은행 계좌의 승인자였기 때문”이라면서 “그녀가 진정한 최고재무책임자(CFO)”라고 덧붙였다.
# 바이낸스가 설립한 신설 법인의 서류상 대표자 천광잉
링크드인에 따르면 그녀는 중국 상하이재경대학에서 회계를 전공하고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EMBA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녀는 2017년 바이낸스가 출범한 이래 커다란 역할을 했지만, 바이낸스는 작년 가을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처음으로 그녀의 존재를 인정했다.
창펑자오는 작년 블로그 게시물에서 2010년 친구의 와인 가게에서 일하던 천과 처음 만났다고 썼다. 바이낸스 전 임원에 따르면 천은 CZ가 상하이에서 주최한 포커 나이트에도 주류를 제공했고 그와의 만남이 천의 인생을 바꿨다고 했다.
블로그 게시글에서 CZ는 천광잉이 대형 상업은행에서 백오피스 기능을 관리했다고 소개했다. CZ가 그녀를 고용한 회사는 신규 크립토 회사인 비제테크(上海比捷网络科技)로 암호화폐 거래소 지원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스타트업이었다.
창펑자오는 천광잉이 비제테크에서도 주로 백오피스 관리를 했다고 설명하고 “중국에서는 (자신과 같은) 외국인(창펑자오는 캐나다 국적)에 대한 법적 제한이 있기 때문에 천광잉이 법률적 대표로 등재됐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포브스가 조사한 중국 기업 기록에 따르면, 창펑자오가 상하이 비제네트워크 테크놀로지의 CEO였지만 서류상 대표는 천광잉이었고 그녀는 이 회사 주식 93%를 보유한 설립자이자 유일한 법적 대표자로 되어 있다.
비제테크가 문을 닫고 2017년 창펑자오는 바이낸스를 상하이에 설립한다. 이 때 바이낸스는 천광잉이 80%의 지분을 보유한 법적 대표로 등록했다.
천은 시기에 따라 다양한 직함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링크드인에는 자신을 ‘재무/인사/관리/청산 등 중간 및 백오피스 담당’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름 바로 밑에 회사 이름을 뺀 채 ‘공동 창업자’라고 기재하고 있다.
포브스가 텔레그램 메시지를 살펴본 바에 따르면 전 바이낸스 CFO 저우웨이는 그녀를 창펑자오의 ‘개인 재무 관리자’라고 불렀다. 2020년 리히텐슈타인 규제 당국에 제출한 증명 양식에는 천광잉의 직함이 ‘백오피스 책임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포브스는 바이낸스가 외부 업체에 발송된 메일에서 천광잉을 ‘VP(부사장)’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천의 역할은 바이낸스 전체 법인에서 확장되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단속하자 바이낸스는 새로운 거처를 찾게 되는데 2018년 바이낸스는 몰타에 두 개의 회사를 설립한다. 이 때도 천광잉은 두 회사의 이사 및 단독 법적 대표가 된다. 신설 법인은 거의 그녀가 대표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
창펑자오는 지난 2022년 블로그 게시물에서 천광잉이 현재 “유럽 국가 여권을 소지하고 가족과 함께 조용히 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몰타 등기소에 따르면 천은 6월 새로운 중국 여권을 등록하기 위해 서류를 업데이트 했다. 중국은 이중 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서류상 그녀는 싱가포르에 거주 중이다. 이는 천이 유럽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는 창펑자오의 주장과 모순된다.
그녀의 링크드인 계정에는 자신이 아랍에미레이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바이낸스의 많은 직원들이 실제 두바이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링크드인의 정보가 더욱 정확할 수도 있다.
전 바이낸스 임원은 “창펑자오가 가는 곳마다 천광잉도 갔다”고 포브스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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