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주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 행보를 멈춘 것이다. 다만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해 소폭 오르는 분위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4~5.76%로 나타났다. 변동형 금리는 연 4.07~6.11%다.
미 연준은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00~5.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준은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연내 최대 두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면서 “(연내 금리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이번 동결 결정은 금리인상 속도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지 인상 사이클 중단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국내 대출금리는 최근 오르는 추세다. 시장금리가 앞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내렸으나 다시 상승하고 있어서다. 금융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전날 4.185%를 기록했다. 한 달 전(5월15일) 3.892%보다 0.3%가량 올랐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인다.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연 3%대 주담대가 사라지는 분위기다. 한 달 전(5월15일)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연 3.63%였으나 이날 기준 금리 하단은 연 3.94%로 뛰었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주 3%대였던 금리 하단이 4%대로 올라섰다. 이날 오후 공시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예금금리와 금융채 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전월보다 오른다면 코픽스 연동 금리도 이를 반영해 오르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서 오를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금융채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당분간은 대출금리가 소폭 오를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앞선 인하 조치들로 인해 은행들도 금리를 더 내릴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향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현재 1.75%포인트인 한미 금리차가 2%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다. 한은도 추가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은행권 대출금리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우려는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을 늦추는 요인”이라며 “한은이 연준에 앞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확대되면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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