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2600선까지 밀려나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중국 실물지표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54포인트(0.40%) 빠진 2609.5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코스피가 지난 12일에는 장중 52주 최고지수를 경신하는 등 2650.45까지 뛴 바 있다. 하지만 전날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면서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외인과 기관은 전날 각 648억원, 186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또 외인이 현물은 매도하고 선물은 매수하는 매도차익거래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경제지표 공개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시장에서 소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미 FOMC는 지난 14일(현지시간)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인상 발언을 내놓으면서 매파적으로 해석됐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달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는 각 전년 대비 12.7%, 4.0%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13.7%, 4.4% 밑돌았다. 청년 실업률은 20.8%로 지난 4월(20.4%)보다 높아져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 유입에 전날 오전 2634포인트까지 상승한 코스피가 2600선까지 하락 반전했다”며 “향후 중국 경기 부양책의 강도와 가시화 여부가 국내 증시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증시에는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돼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팀장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과 점도표를 통해 인상 기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뉴욕) 증시가 상승한 배경에는 이미 추가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올해 1분기부터 과도했던 시장의 통화정책 기대감은 거의 정상화된 수준이고 이미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된 가운데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소멸 단계에 근접해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의 점진적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여전히 증시 하단은 견고하게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과거 유가 파동 국면에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기준금리보다 점차 낮아지는 국면에서 주가는 대체로 우상향 흐름을 시현했다”며 “지난달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3%, 최종 금리는 5.25%로 아직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소폭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반도체, 정보기술(IT)가전과 하드웨어는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테마 중 하나고 외국인과 기관이 관심을 가졌던 또 다른 테마는 중국 인프라와 관련된 기계, 화학, 디스플레이 업종”이라며 “관련 테마는 최근 쏠림을 겪었던 IT 업종 중심 수급 확산 과정에서 로테이션이 일시적으로 강화될 수 있지만 추세적인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추가 인프라 부양책과 이를 반영한 지표 확인이 최종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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