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정부가 5개월 연속 우리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물가 상승폭이 둔화세를 보이는 데다가 내수가 회복되고 있고 고용시장도 견고한 흐름을 보이는 등 하방 위험은 다소 완화됐다고 짚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완만한 내수 회복세, 경제 심리 개선, 견조한 고용 증가세 등으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 및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취약부문 영향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중국 리오프닝 기대는 현재까지 유효하지만 최근 중국 경기 개선 자체는 예상보다 작게 느껴지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대중국 수출이 바닥을 다져가면서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그린북에서 처음으로 우리 경제 둔화를 언급한 이후 다섯 달째 같은 진단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둔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수출 부진이 꼽힌다.
5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5.2% 감소하며 8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4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9.3% 쪼그라들었다. 무역적자는 21억 달러로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째 이어졌다.
품목별로 보면 15개 수출 품목 중 자동차(49%)와 일반기계(2%)를 제외한 13개 품목에서 모두 수출이 줄었다. 특히 반도체는 36%나 감소했으며 석유화학(-26%), 바이오헬스(-27%), 석유제품(-33%), 선박(-48%), 컴퓨터(-58%) 등의 부진도 이어졌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21%)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부진으로 4월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4%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이 1.2% 줄었으며 서비스업 생산도 0.3% 뒷걸음질했다. 소매 판매도 전월보다 2.3% 감소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0.9%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도 1.2% 늘었다. 4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상승했으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했다.
5월 서비스업 생산 속보치를 보면 온라인 매출액은 9.6% 늘었다. 다만 고속도로 통행량과 차량 연료 판매랑은 각각 1.1%, 8.1% 감소했다. 일평균 주식거래대금도 18조원으로 전월(26조4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70.3포인트(p)로 전월(69.4p)보다 상승했다.
5월 소매 판매의 경우 소비자 심리지수 상승 및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백화점 매출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화점 매출액은 0.2% 줄며 전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0.9% 늘며 견고한 흐름을 이어갔다. 할인점 매출액과 카드 국내 승인액도 각각 1.6%, 3.9% 늘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258.6% 증가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8.0으로 전월보다 2.9p, 기업심리실적(BSI)은 76으로 전월보다 4p 상승하는 등 심리지수는 개선됐다.
5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만1000명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전년보다 0.3%p 하락한 2.7%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는 3.3% 오르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4.3%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정부는 이르면 이달에 2%대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5월 중 주택시장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22% 하락했다. 전세가격도 0.31% 내려가는 등 하락세가 지속됐다. 금융시장은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 미국 부채한도 관련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주가는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는 통화 기조 조기 전환 기대 약화 등으로 상승했다.
이 과장은 “수출이 전반적으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고 소비회복세는 완만하게 유지되는 반면 고용, 소비자심리, 기업심리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상승해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경기가 나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며 “하반기 경기 반등 폭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상저하고에 대한 전망 자체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확고한 물가·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하반기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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