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14개월 만에 ‘7만전자’ 고지에 오른 삼성전자가 상승 동력을 잃은 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가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을 전망하며 반도체주의 목표주가를 10만원 턱밑까지 높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0.42% 상승한 7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3일 7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4일과 15일 이틀 연속 하락해 7만1000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달 26일 7만300원에 마감하며 14개월 만에 ‘7만전자’에 안착했다. 이어 지난 달 30일 7만2300원까지 치솟으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동력이 약해지면서 7만원선 초반에서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다.
하지만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주가에 대한 목표주가를 올리며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 감소와 수급 개선 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9만원대 중반까지 오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11.8% 상향했고, 키움증권도 8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4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5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DS) 부문의 하반기 실적이 개선되고, 4분기에는 영업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디램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20% 증가, 재고 감소가 시작되는데다 4분기 HBM3 출시로 올해와 내년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라며 “감산 효과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 영향으로 4분기 D램, 낸드 가격이 상승전환할 것으로 전망돼 2021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에 가격 상승 추세에 진입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TSMC에만 의존하던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고객들이 최근 파운드리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 내년 이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실적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올렸다.
챗GPT로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주목받으면서 SK하이닉스 주가도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장중 52주 최고가인 12만1100원까지 치솟으며 ’12만닉스’를 탈환하기도 했다. 최근 엔비디아 SK하이닉스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의 샘플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사로 입지를 굳히며, 차세대 D램 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줄줄이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12만원, 11만7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높였다. BNK투자증권은 14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SK·키움·메리츠도 13만원으로 상향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그래픽카드(GPU) 수요가 높아지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또한 GPU에 버금가는 긴급 주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중국 스마트폰 중심으로 하반기 16GB D램 이상 탑재모델이 출시될 전망이 높아 유통재고가 소진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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