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인베·델리오, 투자자 보상 어려울 듯
“투자자 보호 원했다면 진작 마련했어야”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 업계가 또 시끄럽습니다. 국내 코인 예치 업체 1,2위가 이틀 만에 돌연 입출금을 중단해 파장인 건데요. 이들이 예치 받은 자산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사태 진화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파장의 주인공인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이미 해당 자산 상당 부분을 손실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시 말해 투자자 보상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건데요. 앞선 갑작스러운 입출금 중단이 이를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가운데 델리오는 보상 방안 마련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이날 ‘투자자 보고 회의’를 통해 현재까지 상황을 보고하고, 실질적인 투자금 회수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전날 공식 홈페이지에서 “투자자 보고 회의의 목적은 사태에 대한 사과, FUD(공포·불확실성·의문)에 대한 해명도 있다”며 “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해 고객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델리오의 정상적인 운영도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 반응은 싸늘한데요. 당초 예수금과 보험 가입 같은 최소한의 투자 보호 장치 없이 위험하게 코인을 운용하다 이제야 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모습’이라는 비판입니다.

국내 가상자산 업체 임원 A씨는 “위험한 방식으로 운용하다 코인을 전부 잃어놓고 이제와서 보상 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며 “이번 사태의 핵심은 투자자 보호를 원했다면 진작 마련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법조계 역시 이같이 진단했는데요. 이정엽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는 위험한 투자와 자산운용으로 고객의 자산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상 방안 마련을 위해 개최한 투자자 보고 회의 역시 의미 없는 설명회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투자자들은 결국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현재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 국내 투자자 100여 명과 해외투자자 수천 명이 해당 업체 경영진을 고소한 것인데요. 이들 법률대리인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캐나다, 프랑스, 일본 등 전 세계에 퍼져있는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변호사는 “하루인베스트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8만여 명의 투자자가 있다는 점에서 소송 참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싱가포르에서만 2900명이 고소대리 및 채권자대리요청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금융당국 또한 이같은 상황을 예견했는데요. 업권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실 보존을 위해 민형사상 소송도 가능하다고 점친 것입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등록된 곳이라도 예치 서비스를 운영했다면 특금법상 의무를 적용해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의 핵심은 투자 사기 정황과 횡령·배임 의혹 같은 후속적인 부분”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나 업권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정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투자자들은 손실 회복을 위해 민형사상 소송을 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델리오는 전 임원의 공익제보를 통해 업무상 횡령·배임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는데요. 이 변호사는 “델리오 경영진이 고객의 가상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옮기는 등 업무상 횡령·배임이 있다는 진술이 있어 급박한 자산 보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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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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