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의 미국 내 자산 전면 동결에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바이낸스US는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는데요. SEC는 대형 거래소를 먼저 공격함으로써 개별 코인들은 ‘알아서 정리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17일 오후 5시 40분 게재한 SEC의 ‘한 놈만 팬다’ 전략… “코인 2만개를 다 기소할 수는 없다” 기사를 다시 전송합니다.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여러분의 비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롭지는 않군요.”
16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법률가 토론 행사가 열렸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구르비르 그레왈(Gurbir Grewal) 제재 담당 이사가 연사로 나왔습니다.
“암호화폐는 투자자들을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기존 증권법으로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한 기사의 행간을 읽어보면 이날 행사장 분위기는 칼과 칼이 부딪쳐 불꽃이 튀겼습니다. SEC가 제소한 코인베이스의 최고 정책 책임자도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 폭주하는 SEC에 대한 비판
SEC는 전 세계 뉴스의 중심이 됐습니다. 철옹성 바이낸스와 거래소로는 유일한 상장기업 코인베이스를 불법 영업으로 기소했기 때문입니다. 시총 1조 달러 암호화폐 시장이 개리 겐슬러 위원장 한마디 한마디에 깜짝깜짝 놀랐습니다.
토론장에서 로스쿨 교수들과 암호화폐 관계자들은 SEC 그레왈 이사에 따지듯 물었습니다.
“SEC는 강제적인 법률 집행에 의한 규제에 치중하고 있다.”
‘이러이러한 규칙을 따르라’며 원칙을 정하고, 이를 어길 때에만 공권력을 써야 하는데, 일단 때리고 본다는 비판이다.
# “위험의 증가”
그레왈은 “암호화폐 산업계가 우리(SEC)를 격분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우리도 금융에 속한다”고 암호화폐 업체들이 스스로 약속함
둘째, “고객의 돈을 불려드린다”고 광고함
셋째, 그러면서도 전면적인 규제 불복종 태도를 보임
관련 회사들은 의미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시장에는 사기꾼이 넘쳐나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위험의 증가를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죠. 암호화폐 시장에 우리의 노력을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 SEC의 파워
그레왈 이사가 총괄하는 제재 및 집행 부서에는 매년 700여 건 이상의 조치 권고안을 작성하는 약 1300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그레왈 이사(사진)는 뉴저지주 검찰총장 출신입니다.
SEC는 지난해 FTX 붕괴 이후 권도형과 테라폼랩스부터 암호화폐 불법 광고를 한 유명 연예인 킴 카다시안까지 거침없이 칼질을 했습니다. 욕도 많이 먹었죠. 샘 뱅크먼 프리드와 갠슬러 위원장의 만남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SEC는 1930년대, 1940년대에 만들어진 증권법에 의존해서 이 모든 칼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날도 백트(Bakkt)는 SEC가 증권으로 지목한 알트코인들을 상장 폐지키로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규제를 위한 강제적 법률 집행이라고 비난하지만, 제게는 공허할 뿐입니다. 새로운 비판은 아니니까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기존 규칙과 규정을 집행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일단 자신들과 이해 관계가 있는 특정 프로젝트에 이같은 규칙이 적용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제가 볼 때 디파이는 탈중앙화도 금융도 아닌 그저 사기일 뿐 입니다.”
# 암호화폐 2만 개가 모두 증권임을 증명하라?
그레왈 이사는 겐슬러 위원장의 지니처럼 SEC에 쏟아지는 비판을 한 마디로 제압해버렸습니다. SEC의 이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SEC에 약점은 없는 것일까요?
“우리가 언제든지 어디든지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 그레왈 이사가 SEC의 전략을 노출하기 시작했습니다. SEC는 이전에도 코인베이스 직원들을 기소한 적이 있습니다. ‘내부자 거래’ 혐의를 적용했죠. 코인베이스 직원이 손 댄 코인은 가차 없이 ‘증권’으로 지목됐습니다.
이때 피고들은 SEC의 주장을 반박하려 했지만, 재판에 들어가기도 전에 합의를 보고 끝내버렸습니다.
“2만 개 이상의 암호화폐 토큰 대부분이 증권이라는 위원장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일일이 개별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내부자 거래 사건만을 위해서 해당 토큰 발행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개별적으로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 “한 놈만 팬다”
내부자 거래를 했다고 벌을 주려면, 거래 대상물이 증권임을 먼저 따져야 합니다. SEC는 코인베이스 직원을 기소하면서 그런 전략을 쓰지 않았습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실을 인정하라”며 압박하고 벌금을 때리고 손을 털었죠.
피고인들이 “내가 거래한 것은 코인이지, 증권이 아니다”고 항변하고, 1심, 2심, 대법원까지 끌고갔다가는 변호사 비용 때문에 파산하고 말 겁니다. “차라리 벌금을 내고 말지” 하고 합의를 본 겁니다.
문제의 코인이 증권인지 따질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코인베이스 최고 정책 책임자인 파리아르 시르자드는 이러한 SEC의 전략을 비판하며, “토큰 분류에 대해 거래소가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있어야 하며, 최종 법원 결정이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EC는 코인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따지지 않습니다. 일단 코인을 증권이라고 전제하고, 그러한 코인들을 거래한 암호화폐 거래소가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치고 나갑니다.
개리 겐슬러 위원장은 “단 하나의 코인에 대해서 증권성을 입증하면 거래소는 소송에서 지는 것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 놈만 잡으면 다 잡는다는 것이죠. 거래소가 무너지면 그 안에서 거래하는 코인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본 겁니다.
그레왈 이사의 토론회 정리 발언을 들어보시죠.
“SEC는 암호화폐 업계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해당사자들과 만난 후 개별 집행 조치에 대한 접근 방식을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웰스 노티스(Wells Notices)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SEC는 이번에 코인베이스를 기소하기 전에 실제로 웰스 노티스를 보내 사전 경고를 했습니다. 편집자 주)
우리가 하는 일은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것이 아닙니다.
공공 장소에서 담배를 피면,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봅니다. 간접 흡연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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