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D램 가격 인상설이 나오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반전의 주역은 AI 반도체에서 필수품으로 꼽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D램 업체들이 일부 제품에 대해 고객사와 3분기 계약가격 인상 여부를 협상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은 고객사와 매 분기마다 계약가격을 정하는데, 최근 2년 동안 D램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주요 메모리 3사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되고 고부가가치 D램의 수요가 늘면서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제품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DDR5와 HBM을 꼽는다. 특히 HBM의 경우 AI 반도체 필수품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튿히 AI용 GPU에는 필수다.
오는 9월부터 HBM3 대량 양산 시작이 예상되는 삼성전자는 올 4분기부터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본격 진입할 전망이다. HBM 가격은 기존 메모리 대비 5~6배 높아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 수익성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임직원 소통 채널인 ‘위톡’을 통해 “세상이 AI 또는 로봇, 이런것들로부터 급변하는 혁신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사업으로서의 삼성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 사장은 “AI 시대가 도래하면 폭발적으로 데이터 양이 증가하면서 AI의 성능과 효율을 높여주는 반도체의 중요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삼성이 개발하고 있는 HBM이 당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출고일자 2023. 0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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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SK하이닉스, 세계 최초 12단 적층 HBM3 개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제품인 ‘HBM3’를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반도체 시장 최강자인 엔비디아로부터 HBM3의 다음 세대인 5세대 제품인 ‘HBM3E’ 샘플 입고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는 현재 삼성전자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BM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40%다. HBM 관련 시장은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 참석해 “AI 시장 확대로 HBM 수요가 높아지면서 올 하반기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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