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진석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대표이사를 넉 달 만에 국내 인사로 재차 변경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 신고 수리를 위해 배수진을 친 걸로 분석된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이중훈 부대표의 대표 선임을 의결했다. 고팍스는 지난 2월 바이낸스의 인수와 함께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이로써 풍 전 대표는 반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처럼 풍 전 대표가 단기간에 대표직을 사임한 것에 대해, 고팍스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해임 결정이며, 고팍스(스트리미) 자체의 결정은 아니다”라면서 “풍 전 대표는 이제 등기임원이 아니며, 바이낸스 내부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빠른 시일내에 대표를 두차례 바꾼 것을 두고 바이낸스가 마음이 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월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VASP 변경 신고 서류를 제출했지만, 풍 전 대표의 ‘오더북 공유’ 발언과 바이낸스-바이낸스 US에 대한 미국 금융당국의 제소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아직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준행 전 대표와 함께 바이낸스 인수 작업을 주도한 ‘키맨’ 이중훈 신임 대표의 역할론이 제기됐고, 바이낸스가 한국인 대표이사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팍스가 갈 길은 아직 멀어보인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표이사가 변경된 만큼, 등기 절차를 거쳐 당국에 다시 등기임원 변경에 따른 VASP 변경신고서를 내야한다.
다만 만약 이중훈 대표의 VASP 임원 변경 신고서가 7월 중에 제출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명시된 최장 신고 45일을 채우고 수리될 경우 8월 말에는 고팍스의 VASP 변경 완료는 물론 약 560억원이 물려있는 고파이 예치 자금도 상환이 가능해진다.
고팍스 측은 “아직 등기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VASP 변경 신고도 하지 않았다”며 “당국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내용은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훈 대표는 블록미디어에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최선의 결과를 찾아내고자 한다”며 “대한민국의 법과 규제, 문화, 정서까지 고려해 사업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찾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인 대표이사로서 우리나라 법률에 기반해 시장의 센티멘트까지 반영해 움직이겠다는 설명이다.
이중훈 신임 대표는 KAIST, 하버드 로스쿨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 골드만삭스 아시아본부, 메리츠증권 파생본부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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