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당 최소 300억 이상 설정
자본시장법·금소법 규제 적용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융위원회가 국내 모험자본 시장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영국 모델과 유사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 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도입을 추진한다. ‘작은 창업투자회사(창투사)’로 불리는 BDC는 비상장주식, 벤처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다.
고영호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20일 금융투자협회가 ‘금융 산업의 미래를 대비하다(Future-proofing the Financial Industry)’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국제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고 과장은 “한국 모험자본 시장에도 엑설러레이터, 크라우드펀딩,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등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있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그리고 위험 기피로 모험자본 공급이 어려운 시기에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정부에서 BDC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검토하는 BDC는 펀드당 최소 300억원 이상으로 설정하고 공모, 일반투자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벤처기업 등에 최소 60% 이상 투자하고, 안전자산에 10% 이상 투자하게 한다. 또 자본시장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공모펀드 규제를 적용하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둘 예정이다.
이는 사모펀드에서 가능했던 비상장기업 투자를 일반투자자들에게 공모펀드 형태로 개방하면 ‘제2의 라임 사태’ 같은 금융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조나단 복 미국 블랙스톤 BDC 대표는 이날 패널토론에서 “최근 은행 신디케이트론 장기 침체로 BDC를 통한 직접대출 수요가 지속 증가했다”며 “미 BDC는 직접대출 중심으로 약 5000조원에 달하는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조나단 딕스 영국 옥토퍼스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그동안 VTC(Venture Capital Trust)로부터 투자받은 기업 중 약 1000개 기업이 높은 성장을 하고 있고, 영국은 VCT로 7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과 7000만파운드의 세수 증 등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며 “VCT는 강력한 세제 지원이 있었으며, 한국도 벤처겨울을 극복하고 모험자본 시장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VCT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BDC는 벤처시장과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제도로 증권회사,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 등 참여자들의 협업으로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 성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미 BDC와 영 VCT도 고금리, 고인플레이션으로 벤처투자가 위축된 현재 상황과 비슷한 시기에 도입된 걸 고려하면 곡내도 지금이 BDC 도입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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