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국내증시에서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최근 대형주를 중심으로 팔아치우는 등의 수급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주를 중점적으로 팔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416억원 순매도했다. 주 첫 거래일인 지난 19일 3604억원 팔아치웠고, 전날에는 이보다 조금 적은 2812억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주에 대한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지난 19일에 대형주를 2983억원 팔아 전체의 82.77%가 대형주로 나타났다. 전날의 경우, 1274억원으로 전체의 45%가 대형주였다.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이틀 연속해서 1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것은 지난 4월4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외국인들은 4월3일에 대형주를 2179억원 팔았고, 4월4일에는 2524억원 순매도한 바 있다.
주목할 점은 2차전지 관련주를 팔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은 이번주 현재까지 LG에너지솔루션을 1889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국내증시에서 가장 많은 순매도다. 이어 포스코퓨처엠(603억원), 네이버(596억원), 포스코홀딩스(456억원), LG화학(393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해빙될 수 있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비 중국 배터리라는 점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일각에선 최근 외국인들이 주중에는 매도세를 유지하다 금요일에만 매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외국인들은 금요일인 지난 2일, 9일, 16일에 모두 4000억원 가량 사들였다. 2일에는 3728억원 순매수했고, 9일에는 4808억원, 16일에는 4280억원 순매수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반도체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주 외국인들은 매도 전환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사들이고 있다. 이번주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이기간 총 945억원 사들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주중에는 매도하고 금요일에는 대량 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이틀 연속 매도한 것은 부담이나 반도체에 대한 매수가 유지된다면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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