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에 가계와 자영업자 대출이 늘며 금융 취약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취약성이 한동안 상승하며 취약차주의 부실을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반적인 금융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는 올해 들어 48.1%로 소폭 상승했다.
금융취약성지수는 2021년 2분기 58.5까지 치솟은 후 3분기 57.2, 4분기 53.7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분기에는 51.9, 2분기 47.4, 3분기 44.9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장기 평균은 39.4%다.
이종렬 부총재보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국내외 통화 기축기조 완화 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며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최근 주식과 채권 시장 반응으로 금융취약지수가 상승했다”면서 “4월에는 가계 대출이 늘어난 만큼 2분기에도 당연히 오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은은 최근 높아지는 금융 취약성이 가계 대출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특히 비은행권의 20~30대 신규 차주의 연체 우려가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말 기준 취약자주의 전체 가계대출 차주수와 대출 잔액은 각각 6.3%, 5.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및 신규연체차주로 범위를 좁히면 각각 58.8%, 62.8%로 뛰어오른다. 이중 39.5%는 신규연체잔액이 연간소득액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높아진 대출 규모도 우려된다.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1034억원으로 2019년말보다 50.9% 늘었고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7.6% 불어났다. 한은은 올해 말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은 3.1%까지 상승하고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매매와 전세가 하락도 금융 안정에는 부정적이다. 한은은 전세 가격이 올해 3월 수준을 유지할 경우 대출에도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가구 비중을 약 4.1~7.6%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보였다. 김 국장은 “집주인이 금융자산을 팔아서 조달해 갚는 게 1차적이지만 경착륙을 막고 갭투자에 활용하지 않게 유념한다고 하니 지켜보고 있다”면서 “5~7%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취약차주 대출 규모가 확대되는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 취급 기간의 건전성도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았다. 저축은행에서는 작년 말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2019년말에 비해 32.5% 증가한 가운데 20~30대의 증가폭(+51.6%)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 부총재보는 “한은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대상이 은행으로 제한됐다”면서 “비은행까지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제도 개선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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