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최근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담은 해외 주식 키워드는 ‘숏(short)·베어(bear)·인컴(income)’으로 나타났다. 숏과 베어는 각각 매도 포지션, 약세장을 뜻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에 들어가는 단어며, 인컴은 배당을 뜻한다. 급격히 올라 온 기술주 중심의 미국 증시가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단 우려에 한발 빼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3일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1위에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 ETF·티커명 SOXS)’가 이름을 올렸다. 이달 순매수 규모는 9797만달러, 한화로 약 1269억원이다.
해당 ETF는 미국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지수가 하락할 때 하락폭의 3배 만큼의 수익을 낸다.
뒤이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나스닥 지수가 하락할 때 3배 만큼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티커명 SQQQ)다. 이달에만 7765만달러어치(한화 약 1005억원)를 순매수했다.
미국 기술주들의 상승 추세가 최근 주춤하면서 두 ETF의 가파르던 하락폭도 이달엔 다소 완만해졌다. 두 ETF는 기초지수가 1%만 움직여도 3%씩 반대로 움직여 변동성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SOXS는 지난달 20.42달러에서 12.25달러로 40.0% 급락, 이달에는 10.6% 하락했다. SQQQ는 지난달 20.4% 하락한 뒤 이달 12.9% 더 내렸다.
불확실성이 큰 장에서 과감한 베팅보단 안정적인 배당형 주식 및 ETF를 선택한 서학개미들도 있다. 배당 성장형 ETF로 분류되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SCHWAB US DIVIDEND EQUITY ETF·티커명 SCHD)’와 월배당 미국 부동산 리츠 ‘리얼티인컴(Reatly Income)’, 대표적인 고배당주 코카콜라가 각각 순매수 상위 4위, 8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 8% 배당을 매월 나눠 주는 제이피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P Morgan Equity Premium Income ETF·티커명 JEPI)에도 1697만달러의 뭉칫돈이 몰렸다.
급하게 오른 주가와 불확실한 금리 전망 등에, 기술주 단기 조정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기술주 단기 조정에 대한 우려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에도 파월 의장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발언에 나스닥 지수는 1% 넘게 내렸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7%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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