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지난 6월 1일부터 홍콩은 가상자산 거래소 라이선스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라이선스 신청을 위해 OKX와 같은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 외에도 타이거 증권, 상하이 그린랜드 파이낸셜 등 전통 금융 기관도 달려갔다.
가상자산 거래소 라이선스 제도를 공식 도입함으로써 홍콩은 암호화폐 시장은 물론 웹3 산업의 컴플라이언스 신대륙이 되었다. 하지만 라이선스를 받는 건 단순하지 않다.
홍콩 증권선물감독위원회(SFC)는 투자자 자문 이메일에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 대한 라이선스 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답했다. 새로운 제도 하에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은 기존 금융기관(증권사 등)과 동일하게 각종 규제 요건을 준수해야 하고 가상자산의 특성 및 위험성에 해당하는 일부 요건도 지켜야 한다. 여기에는 자산의 안전한 보관, KYC(고객신원 확인), 자금 세탁 방지, 테러 자금 조달 방지, 시장 조작 및 위법 활동 방지, 회계 및 감사, 리스크 관리, 이해 충돌 방지 및 사이버 보안 등이 모두 포함된다.
엄격한 기준은 홍콩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는 모든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제공업체에게 제공된 ‘수능 문제’처럼 신청자가 얼마나 잘 준비했는지를 테스트한다.
설립 6년차인 암호화폐 거래소 OKX조차 1년 넘게 라이선스 신청을 준비해왔고, 신청 전 예상되는 규제 요건에 따라 사실상 자격에 준하는 요건을 갖춘 상태로 홍콩에서 영업해왔다고 밝혔다.
홍콩의 라이선스는 매력적이지만 그동안 쌓인 152건의 의견서와 99페이지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엄밀한 규정을 밝히고 있는 만큼, 기회는 규제 준수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고 장기전을 벌일 준비된 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 기존 거래소 및 신흥 기관 집결
6월 1일 홍콩은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를 위한 새로운 라이선스 시스템을 시작했다. 홍콩 증권선물감독위원회(SFC)는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조례를 전제로 홍콩에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거나 홍콩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서비스를 알리려는 모든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게 디지털자산 라이선스와 가상자산 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신청하고 발급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홍콩의 라이선스 제도는 대다수 국가에서 규제를 기다리던 암호화폐 종사자에게는 하나의 이정표와도 같았다.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래 수 백 종의 암호화폐가 생겨났고 시장 규모도 커지면서 가상자산은 신흥 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각국의 규제에 차이는 있어도 대다수 국가에서 가상자산 거래는 명확한 규칙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블록템포의 보도에 따르면 OKX의 최고 비즈니스 책임자인 레닉스 라이는 “규제 하의 라이선스가 암호화폐 및 웹3 산업이 앞으로 성공하기 위한 열쇠”라고 말하고 “새로운 VASP 제도를 통해 홍콩 정부는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와 적절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홍콩이 선도적인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의 규제와 심사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중국 경내에 합법적이고 규제에 부합하는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 구역이 허용된다는 뜻이다. 금융 중심지인 홍콩은 역사적으로 중국 본토와 외부 세계를 연결해 왔다.
홍콩에는 이미 OKX, 해시키(HashKey), OSL, 비트멕스(Bitmex), 바이비트(Bybit) 등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가 모두 라이선스를 준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140여곳이 라이선스 신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OKX는 올해 3월 홍콩에 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홍콩 라이선스 전담 준비 조직은 20명 이상으로 구성됐는데 이들은 SFC, SEC, 글로벌 로펌 또는 전통 금융기관 출신들로 구성됐다. OKX는 홍콩에 이미 5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있다.
홍콩에는 기존에도 전문 투자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이 있었다. OSL과 해시키 두 곳이 그런 업체인데 이들 두 곳 모두 소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SFC에 라이선스 신청서를 제출했다.
# 재무 건전성 허들 높아
SFC는 라이선스 신청 플랫폼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세부 요구 사항을 만들었다. 문건에 따르면 플랫폼 운영자는 항상 홍콩 법인에 충분한 유동성이 있는 자산을 보유해야 하며 그 금액은 최소 12개월치 플랫폼 운영 비용에 상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무실 임대료, 직원 급여, 보험, 웹사이트 유지보수, 자신 수탁과 보안 등에 소요되는 한달 경비가 10억원이라면 최소 120억의 유동 자산을 현금성으로 보유해야 한다.
또한 500만 홍콩달러(한화 8억 3000만원 상당) 이상의 납입자본금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플랫폼 운영자는 플랫폼 운영자의 규정 유동 자본 이상의 유동 자본(일반적으로 300만 홍콩달러(한화 5억원 상당))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납입자본금이 늘어나거나 유동 자본이 늘어나면 그에 상응하도록 더 많은 비용을 보유해야 한다.
SFC는 이런 방식으로 거래소가 충분한 유동성과 운영비를 갖추도록 했다. 작년 11월 FTX가 붕괴되자 주요 거래소들은 투명성을 강조하며 외부에 자산 준비금의 적절성을 입증하는 매커니즘으로 ‘머클 트리 증명’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세부 운영 측면에서 SFC는 거래소 핵심 인력의 경력, 시장 성숙도 및 유동성, 기술 개발 상황, 스마트 계약 등을 포함해 상장된 가상자산에 대한 실사를 수행하기 위한 토큰 상장 및 검토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라이선스 플랫폼은 거래소 고객에 대한 KYC 작업을 잘 수행해야 하고, 투명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수수료 구조를 채택하는 한편 고객이 가상자산에 대해 감수하는 위험이 합리적임을 보장해야 한다.
# 장거리 마라톤 될 듯
허가를 받으려는 거래 플랫폼은 SFC가 내준 기출문제를 받은 상태지만 모든 세부 사항을 준수하라는 요구 사항을 따라가다 보면 결코 벼락치기로 라이선스를 따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SFC의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을 위한 새로운 라이선스 제도에 대한 과도기 안배에 관한 회람’에 따르면, 2023년 6월 1일 이전 홍콩에 가상자산 업체 사무소라도 낸 업체여야 6월 1일부터 2024년 5월 31일 사이에 홍콩에서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자격이 부여된다.
이는 라이선스 신청부터 라이선스 취득에 이르기까지 홍콩의 규정을 준수하려는 암호화폐 자산 거래 플랫폼이 장기전을 벌여야 한다는 의미다. 누가 먼저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을지는 그들이 준비해온 컴플라이언스 작업에 달려 있으며 우선권을 가져갈 수 있는 기업은 실제로 오랫동안 규칙을 잘 따라온 기업일 가능성이 크다.
일찌기 OKX, 비트멕스, 후오비, 게이트 등은 홍콩의 라이선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6월 1일 이전에 홍콩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 고객 자산 보호에 방점
SFC는 ‘고객 자산 보호’를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예를 들어 플랫폼 운영자는 관련 법인을 통해 고객 자산을 별도로 수탁해야 한다. 관련 법인은 플랫폼 운영자를 대신해 고객 자산을 수취하거나 보유할 수 있지만 다른 사업을 수행해서는 안된다. 플랫폼 운영자는 고객의 가상자산이 플랫폼 운영자나 관련 법인 자산과 분리되도록 해야 한다.
OKX의 경우 거래소의 수익 중 일정한 비율을 지속적으로 이곳에 쌓아 가상자산 보안에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사용자 자산을 보장하기 위해 ‘완전 펀드’를 만들었으며 현재 누적 7억 달러를 쌓아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플랫폼인 OSL은 소매 거래를 운영하기 위한 라이선스를 신청하기 위해, 핫월렛과 콜드 월렛 인프라를 확장했고 핫월렛과 콜드월렛의 보관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고객 자산의 98%는 콜드 월렛에 보관한다고 설명했다.
히포 파이낸셜(Hippo Financial Services)는 홍콩의 게이트 그룹(Gate Group)을 위해 신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신 소식에 따르면 OKX는 내년 초쯤 라이선스를 발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VASP 라이선스를 준비하면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들은 전통 금융기관 보다 좀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나름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통 금융 기관과 비교해서 원조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라이선스 신청을 할 때 얻는 잇점은 전혀 없다. SFC는 ‘동일 비즈니스, 동일 위험, 동일 규칙’의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 대한 규제 규칙을 제정한다고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제도 하에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은 기존 금융기관과 동일하고 자산 보관, KYC, 자금세탁 방지, 시장 조작 및 불법 활동 방지, 회계 감사, 리스크 관리, 이해 충돌 방지, 네트워크 보안 등 각종 규제 요건을 똑같이 준수해야 한다.
모든 출발선은 동일하다. 결국 잘 준비된 인내심을 가지고 규제에 부합하는 노력을 하는 가상자산 플랫폼이 라이선스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
전문 기자가 요약 정리한 핫뉴스, 블록미디어 카카오 뷰(클릭)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