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부진 현황·적자기조 장기화 가능성 보고서
“韓 기술 우위인 반도체·2차전지 집중 투자 지원 절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국내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국 무역 적자가 우려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9일 중국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반도체 등 국내 기술 우위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 없이는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대중국 수출입 추이와 전체 대비 대중국 무역수지. (사진=한국경제연구원) 2023.06.29. photo@newsis.com |
수출은 정체된 반면 수입이 급증한 가운데 지난해 4분기(10~12월) 이후 대중 수출이 본격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5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적자 폭은 11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한경연은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대외 부문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이같은 현상이 지속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수 품목에 편중된 수출 품목이 대중 무역수지 적자 확대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무역수지 적자는 중화학 공업품이 전체 수출의 89%를 차지하는 수출 구조에 기인했다는 지적이다.
중화학공업품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월 2022년 5월 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 전자제품(29%) 품목의 수출액 감소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어 철강제품(23%), 화공품(20%), 기계류와 정밀기기(12%) 등 중화학 공업품 내 모든 품목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의 국산화 정책에 의한 중간재 자립도 향상,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경연은 향후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초격차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흐름은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한국은 11개 기술 분야 중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 5개 분야 우주·항공·해양, 국방,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ICT·SW에서 오히려 중국에 뒤쳐진 상황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과 EU 등 주요국 대비 기술 발전이 최대 8년 이상 늦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무역수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도체·2차전지 등 한국이 비교 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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