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6월 물가 상승률 2.7%…21개월 만에 처음
#물가 꺾이면서 긴축 기조 당위성 떨어져
#다음주 한은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 시각 우세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최근 소비자물가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6월 물가 상승률 2.7%로 ‘뚝’
4일 통계청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 오르는데 그쳤다. 5월 기록한 물가 상승률 3.3%보다 0.6%포인트(p) 낮아진 수준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대 진입은 2021년 9월(2.4%)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5.2%를 기록한 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까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물가 급등의 주요 원인이었던 유가가 올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가 크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25.4%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가파르게 안정되고 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3.5%를 기록했다. 5월 상승률 3.9%에 비해서는 무려 0.4%포인트 뚝 떨어졌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며 예상대로 2%대로 둔화했다”면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집세 둔화가 이어지고, 개인서비스물가 오름폭 축소 등 예상대로 둔화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번 달까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7월 금통위, 금리 동결 시각 우세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꺾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은의 기준 금리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 차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와 잡히지 않는 물가는 한은이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할 주된 근거로 꼽혀왔다. 특히 한은의 설립목표가 ‘물가안정’인 만큼 물가는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가장 우선시 되는 항목이다.
하지만 금리 역전차에도 우리나라의 하반기 경기 개선 기대감에 되레 외국인 투자가 늘며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있는 데다, 물가까지 둔화세를 보이며 금리 인상에 대한 근거가 희미해졌다.
이에 따라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우선 금리를 동결하고, 2주 후 열리는 미국의 FOMC(연방 공개 시장 위원회)를 관망할 것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물가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지켜보자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물가 흐름과 연준의 금리 인상 등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는 쪽으로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2%대에 접근했다는 의미는 금리 운용의 방향성을 시사한다”면서 “긴축 기조에 대한 당위성이 떨어지면서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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