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반감기로 마진 압박 커져
채굴량 증감, 채굴 난이도에 반영돼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달성하며 강세를 보임에도 채굴자들의 매도가 늘고 있다. 통상 채굴로 얻은 비트코인을 일정 기간 보유하는 것과 달리 내다 파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새로운 양상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가상자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이체한 채굴자 수익 비율이 최근 몇 주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굴자들이 매도를 통해 현금화 비중을 높인 것이다.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앞서 채굴자들은 지난 2년간 약세장에서 현금이 필요할 때만 비트코인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블랙록 ETF 재신청 효과로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이들의 매도 행렬은 더욱 의아하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반감기와 계절을 꼽았다. 해당 요인으로 마진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이를 대비하기 위해 상승장에 현금화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채굴기업 룩소 테크놀로지의 콜린 하퍼 책임자는 “현재 일부 채굴업체들은 적은 마진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며 “폭염과 반감기 등으로 인해 마진에 대한 압박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미국 텍사스주 내 가상자산 채굴 기업들은 폭염으로 채굴량이 급감한 바 있다. 또 지난달 일부 텍사스주 채굴 기업들이 전력 비용 급등으로 채굴기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아울러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년도 안 남은 상황이다. 반감기는 오는 2024년 2분기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반감기를 거친다.
하퍼 책임자는 “지난 2년간 채굴자들이 약세장 속 현금이 필요했을 때만 매도를 해 교훈을 얻은 것 같다”며 “최근 일부 채굴자들은 비트코인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때 팔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비트코인 움직임을 이용 중”이라고 분석했다.
리서치 회사 코인쉐어스의 매튜 킴멜 디지털 자산 애널리스트는 “반감기에 따라 일부 채굴자의 현금 흐름이 적자로 전환되면 이들은 기업 운용을 위해 현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채굴업계 동향은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채굴량 증감이 채굴 난이도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채굴 난이도가 높아져 생산 원가가 상승하면 비트코인 가치는 올라간다.
최근 채굴 난이도 역시 최근 동향을 반영한 상태다. 지난달 전력 비용 급등으로 채굴량이 감소하자 채굴 난이도 역시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29일 비티시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50.65T를 기록했다. 2주 전 수치와 비교하면 3.26% 감소한 수치다. 이에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채굴 난이도가 사상 최고치(52.35T)를 기록한 바 있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2주마다 조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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