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AP/뉴시스]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9일 중국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7.09.
#”미중, 상당한 의견 차이…바이든 행정부는 강대국 갈등 프레임으로 안 봐”
#새로운 돌파구 찾지 못했지만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관계 개선 시도 평가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과 중국간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옐런 장관은 이날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서 나흘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중 두 나라는 번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고 믿는다”며 “양국은 이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 즉, 함께 살고 세계 번영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분리가 양국 모두에게 재앙이고 세계를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리고 그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방문도 하룻밤 사이에 우리의 도전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이번 방문이 중국의 새로운 경제팀과 탄력적이고 생산적인 의사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동안 중국 고위 관료들과의 회담에 대해 “미-중 관계를 보다 확고한 기반 위에 올려놓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또 이번 회담이 “관계를 안정시키고, 오해의 위험을 줄이고, 협력 분야를 논의하기 위한 광범위한 공동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국가 안보’라는 이유를 내세워 기존에 취했거나 앞으로 취할 계획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신호라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옐런 장관은 이러한 투자 제한 움직임은 “투명하고, 범위가 좁다”며 미국에 경제적 이점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표적 경제 조치라고 특징지은 조치를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중국 방문 이후 국가 안보 조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러한 움직임이 투명하고 좁게 이루어지는 한 양측 모두 국가 안보를 우선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옐런 장관이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과 중국은 상당한 의견 차이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의견 차이는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전달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강대국 갈등의 프레임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중 기간 동안 옐런 장관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대우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으며 중국이 기후 변화와 부채 부담을 모두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것을 촉구했다.
옐런 장관은 이번 주말 중국 고위 경제정책 입안자들과의 회담에서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의 활동을 제한하려는 중국 정부의 조치와 관련해 “최근 미국 기업들에 대한 강압적인 행동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언론인의 질문을 받자 “이 문제가 논의되었지만 부과금에 대한 미국의 검토 결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
옐런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투자 제한이 중국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중국의 우려를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만약 제한이 일어난다면 그것들은 몇 가지 분야에 좁게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위안화가 전 세계의 주요 기축 통화로서 지배력을 가진 달러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나는 그 역할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옐런 장관은 “향후 회담을 위한 새로운 공식적인 구조를 발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양측이 이익을 가져다 줄 ‘자주 그리고 정기적인 소통’을 더 많이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중에 만난 중국 관리들에게 인권에 대해 이야기했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베이징 방문을 마무리했고, 그곳에서 그녀는 미국과 중국간의 불안정한 경제 관계에 대한 균형을 회복하는 데 진전을 이루었다”고 평가했다.
또 “옐런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베이징의 경제 부흥을 막으려 한다는 중국의 인상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분명히 노력했다”며 “동시에 그녀는 미국이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표적 경제 조치라고 특징지은 조치를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중 양측이 ‘협력과 조정을 강화’하고 세계적인 도전에 대해 계속 상호작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뉴욕타임스는 “신화통신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판매를 제한하는 등의 행동을 암묵적으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두 번째 바이든 행정부 내각 관료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변화 특사인 존 케리도 이번 달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