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홍콩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대한 엄격한 규제 요건을 마련했지만 장외거래(OTC)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틈을 타 중국 관광객들이 대거 홍콩 OTC 시장을 노크하면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정부는 암호화폐 및 웹3 산업 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지난 1년 동안 가상자산을 규제하기 위한 많은 정책을 도입했다.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를 위한 새로운 라이선스 시스템도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암호화폐 거래가 여전히 불법이다.
# 홍콩 국경 재개방, OTC 거래 위해 여행 가는 중국인 급증
홍콩에서 OTC 거래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특히 올해 2월 중국과 홍콩의 국경이 재개방된 이후 해외관광 수요가 폭증하면서 홍콩을 찾는 중국인들이 폭증하고 있다.
FT는 거의 매달 암호화폐를 사기 위해 중국 선전(深圳)에서 홍콩 상업 지구와 쇼핑몰을 방문한다는 장모(26)씨를 인터뷰했다.
장씨는 지난 달 한 차례 홍콩 여행에서 1~2만 위안(한화 358만원 상당)의 현금을 스테이블 코인 USDT로 교환했다. 그는 “디지털 자산은 다른 곳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데 용이하다”고 말하고 필요할 때마다 90분 밖에 걸리지 않는 선전과 홍콩의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대륙에서는 암호화폐 거래가 불법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도 해외 거래소가 인터넷을 통해 중국 내국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홍콩으로 건너가 장외거래를 하는 것이 불법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 홍콩, 암호화폐 장외 거래 급증
홍콩의 OTC 업체 크립토HK의 설립자 머톤 람(Merton Lam)은 “지난 2월 중국과 홍콩이 국경을 재개하기 전 중국 본토에서 온 고객이 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거의 절반에 달한다”고 밝혔다.
홍콩에 9개 지점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 원사토시(One Satoshi)의 공동 창업자 로저 리(Roger Li)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이 회사의 전체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20~25% 증가했다고 말하고 올해 전체 거래량이 35%에서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로저 리는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금지 정책 때문에 중국 고객과의 거래를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중국이 향후 암호화폐에 대한 제한을 완화할 것으로 낙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OTC 문의의 약 30%가 중국 고객인데 이들에게 조만간 우리와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고 있고 있다”면서 “중국의 규제 환경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FT는 “홍콩의 OTC 업체는 심사를 받지 않는 데다,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을 가진 홍콩은 암호화폐를 열망하는 중국인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