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전문가 93% 금리 동결 전망
물가 2%로 떨어졌지만 추세 확인 필요
하반기 경제 회복세 예상보다 미약
출고일자 2023.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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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는 6년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2023.05.25. photo@newsis.com |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열린다. 시장에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에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가 상승률이 2% 대로 떨어졌지만, 근원물가 하락세가 더뎌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다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사태 등 금융불안이 높다는 점도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 시장에 따르면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에서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도 금리 동결 의견이 우세하다. 금투협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번달 5일까지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93명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7명은 인상될 것으로 봤다. 인상 전망을 내놓은 응답자 모두가 0.25%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5%에서 동결할 경우 지난 2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동결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예상대로 3.5%로 동결할 경우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어져 온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을 높게 점치는 것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후반으로 내려온 가운데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반도체 경기 불황으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데 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기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정책도 경기 회복으로 무게 추가 이동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과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계속 인상할 명분도 약해졌다. 5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였지만,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35.6%로 감소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새마을 금고 사태에 금융 시장 불안이 높아진 점도 금리 인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과 예금인출 우려 등으로 금융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은 자금 경색을 부채질할 수 있다.
한·미 금리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금리를 내리기도 쉽지 않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2회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연준이 7월 FOMC에서 우선 0.25%포인트 금리를 올린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경우 한국(3.5%)와 미국(5.25~5.5%) 금리 차는 역대 최대인 2.0%로 확대된다. 금리 역전 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외환 시장이 흔들릴 우려가 높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통위 직후 열리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매파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대부분은 물가와 성장 경로, 금융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면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7월 금통위에서 2%대 물가만 가지고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지켜보자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계심을 높이자는 쪽으로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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