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7.13. photo@newsis.com
한은 금통위, 2월 이후 4차례 금리 동결
물가 2%로 떨어졌지만 추세 확인 필요
하반기 경제 회복세 예상보다 미약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통방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4차례 연속 동결이다.
물가 상승률이 2% 대로 떨어졌지만, 근원물가 하락세가 더뎌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 다,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사태 등 금융불안이 높고, 금리 인상을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움직임도 살펴봐야 한다는 점도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금통위는 앞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한은이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2021년 8월부터 이어져 온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소비자 물가가 2%대로 낮아졌지만, 근원물가가 3.5%로 하락세가 더딘데 다, 물가를 꺾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경기 둔화로 금융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고, 긴축적인 금융여건은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그동안의 금리인상 효과와 이에 따른 경기 충격 정도를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물가뿐 아니라 금융 안정도 고려해야 했다는 점에서 유연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마을금고 사태에 따른 연체율 상승과 예금인출 우려 등으로 금융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은 자금 경색을 부채질할 수 있다.
통화정책 운용도 지난해 물가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성장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한은에 이어 정부가 최근 연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6월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해 개선세에 돌입하며 저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돼 왔던 반도체는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며 금리를 인상해야 할 명분이 약해졌다.
금리를 내리기에는 한·미 금리차 확대도 부담이다. 미 연준이 연내 2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7월 미국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2.0%포인트로 확대된다.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원·달러가 급등하는 등 외환시장이 흔들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물가가 2%대로 내려왔지만, 유가 기저효과 영향이 커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경기 침체와 국내 금융 부실 등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면서 “우선 금리 동결에 나선 후 미국 금리 변화를 살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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