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가 원하는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는 않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 전월(4.0%)과 시장예상치(3.1%)를 밑돈다.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또한 전년 대비 4.8% 상승을 기록했다. 전월(5.3%)과 시장예상치(5.0%)를 밑돌았고, 2021년 10월 이후 최소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이달 말 상무부가 발표할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둔화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WSJ는 분석했다.
그러나 연준이 물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이에 따라 연준이 오는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WSJ는 “앞으로 몇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둔화된다면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WSJ는 인플레이션이 더욱 둔화될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로 주거 임대료를 꼽았다.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임대료는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하지만 임대료 수치는 최근의 계약 추세가 뒤늦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최근 임대료 상승률은 코로나19 이전 추세로 다시 떨어지고 있다.
중고차 가격도 지난 4월과 5월 4% 넘게 폭등했으나 지난달에는 전달 대비 0.5% 하락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 미국의 중고차 가격 동향을 알 수 있는 맨하임지수는 3개월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WSJ는 “투자자들은 닭이 부화되기 전에 닭을 세어서는 안 된다”라며 연준이 빡빡한 노동 시장, 이에 따른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지금은 이달 이후 금리 인상을 계산할 때가 아니다”라며 향후 나올 인플레이션 보고서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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