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기능과 역할
교환의 매개 기능 :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없애고 보다 쉽게 물건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으로
화폐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기능입니다.
가치의 척도 기능 : 화폐가 어떤 물건(재화)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재는 잣대의 기능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건에 대한 가치 외에 노동과 일에 대한 보상시스템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치의 저장 기능 : 돈은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 됩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 1만원을 받았다면
1년 뒤에도 그 돈을 갖고 있으면 가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물론, 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하락할 순 있지만 여전히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치를 저장할 수 있어 돈은 저축의 대상이 됩니다.
돈은 어떤 형태로 진화는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돈은 앞의 세 기능을 수행해야 사랑을 받는데요.
그래서 어떤 형태로 진화해 온 것일까요. 기원을 찾아봅시다.
돈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기원전 3000년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이릅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발달하던 그 때 함무라비법전을 보면, 바빌론에서는 은 대부 이자율을 연리 20% 보리 대부 이자율을 33% 상한선으로 정해 이를 명문화했습니다. 또 이자 낸 액수가 원금과 같으면 대출을 다 갚았다고 여겼는데요. 은행제도는 물론, 돈의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겁니다. (참고_< 돈의 역사> 김학은 지음 학민사 1994)
직접 물물 교환으로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교환해왔던 인류가 처음으로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돈을 쓰기 시작한 때도 이 시기입니다. 하지만 그 돈이라고 하는 것은 현대인이 생각하는 돈의 형태와 크게 다릅니다. ‘조개 껍질’이나 ‘쌀 보리, 직물, 소금’ 등 저장할 수 있는 자연화폐가 대부분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소금이 돈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당시엔 그것이 돈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돈을 돈으로 만들어주는 건 그 문화가 갖고 있는 주관적인 가치입니다. 형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단지 소금이나 보리는 저장수단으로 적합하지 않아 오래 저장이 가능하고 가치를 인금과 은, 보화의 개념이 나타났을 겁니다. 그럼 우리가 상상하는 지폐는 언제 탄생했을까요?
지폐의 탄생(서기1023년)
돈이 사람들이 상상하는 지폐의 모습을 갖게 된 시기는 서기 806년. 중국 송나라 시절입니다. 그런데 지폐가 왜 만들어졌을까요? 당시 최초의 지폐가 만들어졌던 지역은 중국 사천. 중국 사천은 구리가 없어 철로 만든 동전이 유통되고 있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철은 무겁고 부식되기 쉬운 단점이 있어 유통에 불리했습니다. 그래서 편리하고 가볍다는 이유 등으로 종이 지폐가 탄생한겁니다.
서양은 어떨까요? 중국지역이 아닌 해외에서 종이 지폐가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훨씬 뒤입니다. 1661년 스웨덴 은행이 유럽 최초로 지폐를 발행하고 스코트랜드에 이어 영국도 지폐를 발행합니다.
영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1694년 전쟁자금 조달을 위해 잉글랜드 은행을 설립, 직접 지폐를 발행합니다. 또 현대와 비슷한 금융시스템인 은행 제도를 만드는데요. 1833년 은행이 발행했던 신규발행권을 제한하고 5파운드 이상의 파운드화에 법정통화 인증을 붙여줍니다. 이 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종이 지폐. 법정 화폐가 시작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시스템은 추후 영국 발전의 큰 기여를 합니다.
금본위 제도의 탄생(1816년)
영국 뿐일까요? 각 나라들이 돈을 발행하고 사용합니다. 문제는 서로 다른 지폐를 발행하니 교역 할 때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에 각국은 모두 인정하는 공통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 공통의 기준으로는 이제껏 돈과 동일시했던 ‘금’이 될 가능성이 컸죠. 이에 영국은 1816년 잉글랜드 중앙은행이 발행한 돈과 같은 양의 ‘금’을 보유하고 금과 지폐를 태환(교환)한다는 금본위 제도를 설립합니다. 당시 금 1 온스 (31.1035g)의 화폐 가치는 3파운드 17실링 10.5펜스로 정했으며 그리고 이렇게 주조된 1파운드 금화를 ‘소버린 금화’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이 때가 영국 파운드화는 세계 각국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면서 큰 발전을 이루지요.
발행은 무한 vs 금은 유한..무너진 금본위 제도 (1937년)
하지만 문제가 생깁니다. 1914년 세계 제 1차 대전 비용 조달을 위해 영국은 재무부 주관으로 긴급통화를 발행합니다. (1파운드, 10실링) 그러나 1929년 대공황으로 인해 경제에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속속 화폐를 금으로 교환하려고 하죠. 당시 각 나라는 실제로 보유한 금의 양보다 많은 지폐를 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환 가능한 금을 유지할 수 없었죠.(금은 찍어낼 수 없으니) 이에 곤란해진 나라들은 금본위제를 잇달아 이탈했고 1937년 프랑스의 이탈을 끝으로 영국이 주도했던 금본위제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각국은 금 보유량에 관계없이 통화를 발행하는 ‘관리통화제도’를 채택해 나갑니다.
긴급통화 발행만 2번 영국 지고, 미국 뜨다 (1944년 브레턴우즈체체)
이렇게 세계 각국은 새로운 금융시스템에 적응해갑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무리하게 긴급통화를 발행에 나서는데요. 이 때문에 파운드화의 신뢰는 점점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다크호스처럼 떠오른 나라가 미국입니다. 미국은 유럽이 세계대전으로 허덕일 때 전쟁 물품을 공급하며 경제발전을 이루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상당히 많은 금을 보유합니다. 1944년 세계 각국이 모여 경제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할 때 미국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됩니다. 바로 브레턴우즈 체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