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만일 법원이 SEC의 ‘임보디넌트 이론(Embodiment Theory)’를 인정할 경우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탈중앙화 동향 측정은 더욱 중요하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존재 이유이자 목표는 탈중앙화다. 탈중앙화는 현재진행형이며 상대적인 개념으로 정량화가 필요하다.
코빗 리서치 센터가 지난 6개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나카모토 계수와 지니 계수 흐름 분석을 통해 주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를 정량화했다.
추가로 2018년 힌먼 연설을 살펴보고 이 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제기된 탈중앙화와 증권성의 연관성을 짚었다.
# 힌먼 연설의 세 가지 문제점
2018년 6월, 당시 SEC 기업금융 국장인 윌리엄 힌먼의 일명 ‘힌먼 연설’이 리플과 SEC의 소송의 핵심이 됐다.
힌먼 연설에서, 힌먼은 이더리움이 증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더리움이 충분히 탈중앙화되어(sufficiently decentralized) 노력을 제공하는 제삼자를 식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설 이후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정도는 업계 내에서 가상자산 증권성 판단의 기준이 됐다.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힌먼 연설을 돌이켜 보면 그의 연설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켰다. 하지만 그의 연설은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증권성 판단의 대상을 발행자와 투자자 간의 계약 관계에서 계약 관계의 구성 요소인 가치 교환 매개로 옮겼다.
둘째, 가치 교환 매개가 투자 계약의 내용을 계승한다는 일명 ‘임보디넌트 이론(Embodiment Theory)’를 암묵적으로 가정하였다.
셋째, 이를 전제로 가상자산이 탈중앙화를 통해 증권에서 상품(commodity)으로 변신(morph)할 수 있다는 논리를 만들었다.
SEC의 이러한 유권 해석이 문제인 이유는 과거 수십 년간 미국 사법부에
의한 투자 계약 해석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 70년 간 법원은 투자 계약을 발행자의 자금 조달 행위에만 인정했고 자산 자체는 증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 가상자산 탈중앙화 측정이 중요한 이유
법원이 ‘임보디넌트 이론(Embodiment Theory)’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탈중앙화 수준은 발행 시장에서 투자계약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탈중앙화 측정은 장기적인 투자 가치 판단과 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성장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탈중앙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해당 네트워크의 검열 저항성 기반 생존성과 비허가성 기반 성장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탈중앙화 솔루션을 구축하는 개발자들에게는 리소스를 집중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작업 식별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 비트코인은 자산 보유, 이더리움은 마이닝/개발자 측면에서 탈중앙화 개선
상반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분석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지니 계수가 하락(상승), 혹은 나카모토 계수가 상승(하락)하면 네트워크의 탈중앙화가 개선(역행)됨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지니 계수와 나카모토 계수는 상이한 결과를 보이며 탈중앙화 개선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탈중앙화가 유지됐다.
두 네트워크의 서브 시스템 분석 결과 비트코인은 자산 보유에서, 이더리움은 마이닝과 개발자에서 탈중앙화가 개선됐다.
비트코인은 개발자와 노드 서브 시스템에서, 이더리움은 자산 보유에서 탈중앙화가 역행했다. 이더리움은 샤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마이닝 서브 시스템의 탈중앙화가 개선됐으나 자산 보유에서는 역행했다.
비트코인은 오디널스 출시가, 이더리움은 샤펠라 업그레이드가 서브 시스템 분산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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