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등에 비해 디지털 위안화 사용량 미미
국영 기업 등 디지털 위안화 사용 확대 노력
심(SIM) 카드 도입해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위안화(CBDC) 직접 결제 가능해져
[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당신이 중국 산둥성의 성도(省都) 지난(济南)에 살고 있는 공무원이고 급여를 디지털 위안화(CBDC)로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해 버스 요금을 지불하고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살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스마트폰 심(SIM) 카드를 사용하면 인터넷 연결이 없거나 전원이 없어도 디지털 위원화로 거래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디지털 위안화 앱을 다운로드 받아 현재 17개 시범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이 제한적이고 위챗페이 보다 무엇이 편리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테스트를 멈추지 않고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DL뉴스는 최근 보도했다. 디지털 위안화는 현재 어디에 와있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
지도상으로 상하이 위쪽에 위치한 장수성의 작은 도시 창수 당국은 공무원에게 디지털 위안화로 월급을 지급한다. 산둥성 지난시 버스 노선은 7월부터 디지털 위안화 결제가 가능해졌다. 중국 하이난성의 유명 관광도시 싼야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ATM기도 만날 수 있다. 실제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곳곳의 소매점에서 사용된다. 시범 지역 가게 문 앞에는 ‘e-CNY’라는 스티커도 제법 붙어있다.
비록 시범 서비스이긴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과 지방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위안은 아직 소비자에게 쉽게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다. 저장성 닝보의 인구는 인구 961만 명이나 되지만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해 교통비를 지불하는 사람은 하루 8,000명이 조금 넘는다.
문제는 사람들이 디지털 위안화 앱과 기존에 익숙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와의 차이를 못느낀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위안화를 ‘중앙화된 알리페이’라고 부르며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2022년 말 중국인민은행은 2억 6100만 명의 사용자가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중국 인구의 약 18%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수치다. 그러나 가장 최근 데이터인 작년 8월 현재 누적 거래액은 1000억 위안(한화 17조 6000억원), 즉 지갑당 우리돈 67,433원에 불과하다.
알리페이가 과거 기업공개(IPO)를 위해 제출한 자료 따르면 2020년 6월 30일까지 12개월 동안 알리페이가 중국내에서 처리한 거래액은 118조 위안(2경 768조원 상당)이었다.
# 소비 행동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돈과 관련해 소비자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다만 디지털 위안은 중국 정부가 힘으로 밀어붙일 준비가 되어 있어 CBDC를 채택하려는 다른 국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디지털 통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더 빠르고 안전한 지불 수단으로 인민은행의 실제 현금 준비금으로 뒷받침되며 분산원장에 거래가 기록된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 사용을 장려하는 방법으로 쿠폰 성격의 ‘홍바오’를 제공해왔다.
상하이의 한 백화점은 고객이 디지털 위안화 결재 앱을 다운로드하면 100위안(17,600원) 쿠폰을 제공했다. 중국건설은행은 380위안(66,880원) 이상 지출하면 150위안(26,400원)의 할인을 제공했다. 전자상거래 대기업 징동(JD)은 은행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국경절을 맞아 디지털 위안화 할인 ‘선물 패키지’를 출시했다.
베이징을 비롯한 지방 정부가 이미 홍바오를 포함한 프로모션을 통해 시민들에게 뿌린 디지털 위안이 수 백억원에 달한다. 시범 서비스에 참여하는 상점은 디지털 위안을 사용하는 시민들에게 할인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참여는 저조하다. 파일럿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특정 도시에 한정되어 있어 파급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 PBOC 연구 책임자이자 현재 금융 교수인 시에핑은 응용 프로그램이 현금과 소비를 넘어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에핑 교수는 “현금, 은행 카드 및 중국의 제3자 결제 메커니즘인 각종 페이는 일상적인 소비 요구를 충족하는 결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서민들은 이런 것에 이미 익숙하기 때문에 행동 패턴을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SIM 카드로 사용자 확대 가능할까
지방 정부와 국유 기업은 사용자 기반을 구축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상하이 청산소는 지난 6월 대량 상품 거래 청산 및 결제 서비스에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앙재경대학 디지털금융연구센터장 천보는 현재의 QR 코드 결제 시스템에 익숙한 사람도 최근 스마트폰에 적용된 심카드 지갑에 익숙해지면 디지털 위안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천 센터장은 “SIM 카드 지갑의 출시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와 같은 타사 결제 도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QR 코드 스캔 모델과는 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CBDC 테스트 계속
그러나 중국의 테스트가 아주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CBDC가 멈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남부 광시 좡족 자치구는 다가오는 중국-아세안 엑스포와 국경 무역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은행 DBS는 중국 업체가 디지털 위안으로 결제를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DBS 그룹 글로벌 결제 서비스 책임자인 림순총은 이번 출시를 통해 국경 간 CBDC 결제를 포함한 새로운 디지털 결제 솔루션을 구축할 것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설명했다.
# 달러에 대한 도전 성격
중국은 위안화가 글로벌 결제 통화가 되는 날을 꿈꾼다. 중국은 거래 상대국에게 달러 대신 위안화 또는 현지 통화로 결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작년 한때 6주에 걸쳐 홍콩, 태국, UAE와의 국경 간 무역 결제를 CBDC로 파일럿 테스트했고 이때 2,200만 달러의 거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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