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증가 阿·중동·亞 빈민 지원 어려워질 것
러 “우리 요구 받아들여져야 협정 복귀할 것”
[런던=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러시아는 17일 우크라이나가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국가들로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정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 협정은 기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높은 식량 가격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 빠지고 있는 이들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전시임에도 체결된 보기 드문 협정이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이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관련된 흑해 협정의 일부가 이행되면 러시아는 즉시 이 협정의 이행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유엔과 튀르키예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가 흑해 지역에서 식량을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대가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식량과 비료를 수출할 수 있게 하는 협정을 이끌어냈었다. 그러나 이날 러시아의 발표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허용해온 획기적인 협정은 끝나게 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모두 개발도상국들이 의존하고 있는 밀, 보리, 해바라기 기름 및 기타 저렴한 식품들의 주요 글로벌 공급국이다.
러시아는 해운과 보험에 대한 제한이 세계 식량 공급망에 중요한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의 수출을 방해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분석가들과 수출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기록적인 양의 밀을 수출하고 있으며 비료 수출도 계속가고 있다.
러시아가 중단을 발표한 협정은 러시아의 반발로 지난 5월 보통 4개월 대신 60일 동안만 갱신됐었다.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를 출발하는 선박 수와 곡물 선적량이 급감했는데, 러시아가 추가 선박을 제한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 지난해 세계 식량 가격은 사상 최고로 치솟으며 세계 식량 위기를 초래했다. 다른 분쟁들과 코로나19 대유행 여파, 가뭄 등 기후 요인도 이에 기여했다.
이집트, 레바논, 나이지리아 등 많은 나라들에서 높은 식량 가격은 경제적 어려움을 악화시켰고, 수백만명을 빈곤이나 식량 불안정으로 몰아넣었다.
스위스 장크트 갈렌 대학의 시몬 에베넷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해준 흑해협정은 많은 나라들의 식량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 약세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세계 시장에서 달러로 구매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와 브라질 같은 나라들이 밀과 옥수수 수출을 늘려 식품 가격의 폭등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식량 불안은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45개국이 외부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현지 식량 가격이 높은 곳에서는 “걱정스러운 수준의 기아”가 발생하고 있다고 이번 달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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