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을 개편하려는 미 의회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청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더블록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블록은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려는 공화당 주도의 노력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커다란 과속방지턱에 부딪힐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수요일(19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새로운 시장 구조 법안을 발의하고 미국 규제 당국에게 디지털 자산이 증권에서 상품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경로를 명확히 하도록 요구했다.
’21세기를 위한 금융 혁신 및 기술 법안(The Financial Innovation and Technology for the 21st Century Act)’라는 다소 긴 이름의 이 법안은 암호화폐 산업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이다.
이제 막 발의된 이 법안에서는 암호화폐 상품 시장(주로 비트코인 거래)에 대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상품으로 간주될 만큼 충분히 탈중앙화된 자산은 더 이상 재무 공개 요구 사항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암호화폐 업계가 SEC와 끊임없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핵심 과제다.
이 법안은 상품 규제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고 있는 하원 농업위원회가 금융서비스위원회와 공동으로 노력한 보기 드문 법안이기도 하다.
# SEC, 법안 검토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 안해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초안 작성에 익숙한 사람들은 더블록에 “SEC가 매우 복잡한 이 법안에 대해 요청한 실질적인 기술적 피드백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이는 이번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 핵심 요소인 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려는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SEC 관계자는 지난 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디지털 자산 규제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브리핑했다.
당시 브리핑을 잘 아는 금융 로비스트는 “요약하면 이 법안은 고정될 수 없고 우리는 그렇게 될 수 있는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서비스위원회의 공화당 스테프와 SEC 직원들이 의사소통을 했고 패트릭 맥헨리 위원장과 게리 겐슬러 위원장도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지만 SEC는 이 법안이 요청하는 완전한 기술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 스테프는 “거의 6주가 지났지만 일반적인 기술 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화당 스테프들은 법안 초안을 작성하는 의회 직원들이 CFTC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SEC가 의도적으로 질질 끌고 있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SEC 없이는 ‘증권’이라는 단어 사용할 수 없어”
증권법의 일부를 다시 작성하는 것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의 특이함을 설명하기에 앞서 본질적으로 복잡하다.
미국 증권법은 1930년대부터 명문화 되었는데, 어떤 조치가 취해질 수 있는 것인지 보다 자본이나 투자금 조달과 같은 행위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적용 가능성에 거의 제한이 없다.
겐슬러는 기존 증권법을 조정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왜냐하면 허점이 생기거나 폭넓은 증권 시장의 안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겐슬러는 지난 3월 하원 세출 소위원회에서의 증언을 통해 “의회가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에게 이런 권한이 필요하지도 않겠지만, 안팎의 정의를 부주의하게 훼손하거나 본질적으로 우리가 허용하지 않는 갈등이 생겨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 기술적 지원을 했다가 소송이 제기될까 두려워 하는 점도 있다. 전 SEC 고위직이었던 힌먼이 2018년 이더리움과 관련해 행한 연설은 이번 SEC-리플 간의 소송에서도 주요 증거로 등장했다.
겐슬러는 지난 19일 기자들로부터 하원 의원들에게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법안과 관련해 자신이나 직원들이 의회와 접촉했는지 조차 언급하길 꺼려했다.
겐슬러는 “의원, 상하원, 다수당, 소수당 의원과 논의할 때 언론을 통하지 않고 직접 논의하려 한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SEC와 의회 간의 접촉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SEC가 기술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개념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SEC가 구두나 서면으로 다수당과 소수당 모두에게 기술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 금융서비스위원회 직원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직원들이 SEC로부터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겐슬러가 행정 규제기관의 리더”
SEC는 입법에 공식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지만 의원실은 종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는 규제기관에 훨씬 많은 전문가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규제기관의 관할과 관련된 복잡한 법안을 작성할 경우 규제기관에게 지원을 요청한다.
민주당 의원들, 특히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셔러드 브라운(Sherrod Brown)과 같은 금융 규제 매파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통과된 도드-프랭크(Dodd-Frank) 금융 개혁법의 일부를 시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규제 문제에 대한 게리 겐슬러의 의견을 높이 평가한다. 겐슬러는 CFTC 재임 기간 동안 해당 법안의 일부 제정을 감독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또한 여러 의원과 개인적인 친분을 맺고 있다. 수요일(19일) 상원 세출 위원회에서 열린 SEC 예산 청문회에서 겐슬러는 SEC의 예산 승인 권한을 가진 소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 반 홀렌(Chris Van Hollen)과 20년 이상 알고 지냈다고 언급했다.
겐슬러와 SEC는 작년에도 초당적인 스테이블 코인 법안에 대한 비슷한 협력 요청에 대해 의도적으로 발을 뺐었다.
게다가 입법 과정을 보고 있는 한 로비스트는 “행정부가 시장 구조를 그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 그리고 게리 겐슬러가 바로 그 행정 규제기관의 수장이지 않냐”고 말했다.
# 새 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 통과되려면 “민주당 설득해야”
지금까지 마련된 미국의 디지털 자산 관련 입법 가운데 가장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이 토대가 될 수 있는 이번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입법을 민주당이 지지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로비스트는 위원회의 민주당 최고 의원인 맥신 워터스가 시장 구조 법안이 아닌 스테이블 코인 법안과 딜을 하고 싶은 인상을 준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지난 1년 동안 세간의 이목을 끈 FTX 파산으로 인해 법안 마련의 정당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암호화폐 산업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도 경계하고 있다. 더불어 이념적 차이 외에도, 의원들은 업계를 수용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것을 정치적 리스크로 간주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마련된 새로운 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을 크게 희석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 법안을 지지할 하원 민주당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해당 로비스트는 “비행기가 날아가는 도중에 비행기를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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