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서울 강남3구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며 집값을 견인하고 있지만,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은 아직 반등세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다.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중저가 지역은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라 집값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올랐다.
지역별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였다.
6월 강남 지역에서는 송파구가 1.13% 오르며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고, 이어 강남구 0.58%, 서초구 0.48% 순으로 올랐다.
반면 도봉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7% 하락했고, 강북구는 0.11% 떨어졌다. 노원구는 0.03% 상승에 그쳤다.
실거래가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올해 1월 18억7000만원(4층)에 거래됐는데 이달 8일 23억원(7층)에 손 바뀜 됐다. 반년 사이 4억3000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 역시 올해 1월 15억8000만원(2층)에서 반년 만에 4억원가량 뛴 19억7000만원(8층)에 실거래됐다.
반면, 강북구 미아동 북한산SK시티 전용 84㎡는 이달 4일 6억6000만원(19층)에 매매되면서 지난 1월 6억500만원(12층)에서 55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재건축 단지도 강남 지역이 강세다. 최근 한 달간 이뤄진 전국 아파트 신고가 거래 중 상승액 기준 상위 10위권에는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 3곳이 이름을 올렸다.
압구정 한양4차 전용 208㎡은 6월27일 64억원에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는 2021년 1월 신고된 52억7000만원인데 2년 반 만에 11억3000만원 올랐다.
강북 지역도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가격 상승은 소폭에 그치고 있다. 도봉구 재건축 단지 대장주로 꼽히는 ‘동아청솔’ 전용 84㎡는 올해 1월 8억5000만원(16층)에 계약됐는데 지난달 9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1억원 상승했다.
실제 강남 지역과 강북 지역은 집값 급등기(2021년 7월~2022년 6월) 최고가 대비 집값 회복 수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강남3구와 용산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최고가의 90%까지 집값이 회복됐지만 강북 지역은 80%대 초·중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집값 회복 속도가 다른 것은 ‘금리’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 지역은 비교적 금리 영향을 덜 받지만, 중저가 지역은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수심리 회복이 더디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강북 지역은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은데 최근 특례보금자리론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자 부담이 매수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반면 고가주택이 많은 지역에 진입하려는 분들은 자금력 수준이 높다 보니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북 지역은 아직 급매물이 소진되지 않은 지역도 있고, 매수심리가 위축돼 거래가 어려운 단지들도 꽤 있어서 가격 회복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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