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우리나라 증시에서 주가가 가장 비싼 종목은 무엇일까요.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에코프로라고 많이 알고 있을 겁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주 100만원을 돌파해 114만원대까지 올랐죠. 하지만 모든 주식의 액면가를 동일하다고 가정한 ‘환산주가’로 따져보면 가장 비싼 주식은 에코프로가 아닙니다.
우리는 투자를 할 때 보통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합니다. 여기에 표시되는 주가는 단순주가입니다. 단순주가로 따져보면 가장 비싼 종목은 주가가 114만3000원인 에코프로가 맞습니다. 2위는 주가가 74만8000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이고, 3위는 69만4000원을 기록 중인 삼성SDI가 차지하겠네요.
그렇다면 환산주가는 무엇일까요. 환산주가는 액면가를 5000원으로 동일하게 맞춰 계산한 1주의 가격을 말합니다. 과거 주식을 발행할 경우 액면가가 5000원인 주식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액면가를 처음부터 낮춰서 발행하거나 액면분할(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실시하는 경우가 잦아졌어요. 상장사들의 액면가가 서로 달라 같은 수준에서 주가를 평가할 수 없다는 문제 의식 속에 도입된 것이 바로 환산주가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국내 대표 게임주 중 한 곳인 크래프톤의 액면가는 100원이고, 엔씨소프트의 액면가는 500원이에요. 두 회사의 주가를 비교하기 위해 환산주가를 적용하면 크래프톤의 주가는 단순주가에 곱하기 50을 한 901만5000원이 되고요.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곱하기 10을 한 285만원이 됩니다. 단순주가로 비교하면 엔씨소프트(28만5000원)이 크래프톤(18만300원)보다 비싸지만 환산주가를 적용하면 상황이 달라지는 셈이죠.
환산주가를 적용하면 국내에서 가장 비싼 진짜 ‘황제주’는 에코프로가 아닌 윤성에프씨 입니다. 액면가 100원인 윤성에프앤씨의 단순주가는 23만5000원이지만, 환산주가는 무려 1175만원으로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윤성에프앤씨는 지난달 말만 해도 환산주가 3~4위에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주가 상승이 가팔라지면서 지난 18일 환산주가 1위 자리를 꿰찼습니다.
2위는 에코프로입니다. 액면가 500원인 에코프로의 환산주가는 1143만원으로 윤성에프앤씨를 근소하게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어 NAVER(1030만원), 크래프톤(901만5000원), LG에너지솔루션(569만원) 등의 순입니다.
참고로 NAVER는 지난 2021년 7월 주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당시 환산주가가 2260만원까지 오른 적이 있습니다. 당시 2위였던 엔씨소프트(806만원)의 2배를 가뿐히 넘는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NAVER의 주가는 당시를 고점으로 계속해서 하락해 현재는 3위까지 밀려난 상태입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 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