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번주 중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연준의 그 다음 조치는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으로 인해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부 연준 관계자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임대료·운송비·자동차 가격 등을 끌어올린 코로나19 충격이 희미해진 뒤에도 인플레이션 둔화가 지연됐고, 결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거나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임금 상승 현상이 너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한다. 만약 경기침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강한 노동시장이 결국 근원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본다.
미 노동부 고용비용지수(ECI)에 따르면, 올해 1~3월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5%나 상승했다.
공무원들의 생산성이 연간 1~1.5% 가량 성장한다고 가정할 때, 연 3.5%의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 2~2.5%와 맞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잡고 있다. ECI는 임금상승률을 가장 포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연준은 이 지수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의견을 가진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이라는 생각 자체가 현재의 경기둔화 징후를 외면하게 한다고 말한다.
또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 간 충분히 둔화돼 실질금리 등을 더 높일 것이라면서, 이번주 이뤄질 금리 인상이 연준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이라고 해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이들은 노동시장도 냉각돼,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을 없애는 증거들도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업자들이 새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고, 민간 부문 일자리의 노동시간 증가도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부문 월별 고용은 지난해 상반기 43만6000건에서 지난해 하반기 31만7000건으로, 올해 상반기에는 21만5000건으로 점차 줄었다.
UB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나단 핑글은 이런 증거들에 대해 “노동시장이 정말 본격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시장에 매월 20만개의 일자리가 계속 늘어날 경우에는 “연준이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다,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6월 금리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연속된 금리 인상 가운데 지난달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2년 만에 가장 적은 상승폭을 보였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6월의 9.1%를 크게 밑돌았다.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4.8%,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폭은 2021년 8월 이후 최소폭이었다.
카렌 다이넌 하버드대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긴 과정의 시작점에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9,11,12월 세 차례 기준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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