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5%에서 1.4%로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1년 넘게 이어진 수출 부진과 더딘 경기 회복세로 지난해 7월부터 5차례 연속 성장률 전망치가 뒷걸음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IMF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IMF는 매년 1·4·7·10월 발간하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와 회원국 경제성장률을 분석하고, 정책 방향을 제언한다. 이번 수정 전망에는 세계경제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30개국이 포함됐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가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전망치를 1.7%에서 1.5%로 낮춘 뒤 3개월 만에 0.1%포인트(p) 더 낮췄다.
지난해 7월부터 2.9%에서 2.1%로 낮춘 뒤 10월 2.0%, 올해 1월 1.7% 등 5회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 만큼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등했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등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아직은 기대 이하인 상황이다.
IMF뿐 아니라 국내외 주요 기관도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다. 정부는 이달 초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0.2%p 하향조정한 1.4%로 예측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은행도 각각 1.5%와 1.4%로 조정했다. 최근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수출 감소와 민간소비·투자 부진을 이유로 1.3%까지 떨어뜨렸다.
다만 IMF는 내년 한국 성장률은 기존 전망과 같은 2.4%를 유지해 올해보다는 경제가 다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세는 4월(2.8%) 대비 0.2%p 상향된 3.0%로 전망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과 실리콘밸리 은행·크레딧스위스 사태 진정 등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된 영향을 배경으로 들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관광 등 서비스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1.5%), 일본(1.4%), 영국(0.8%)은 기대 이상의 1분기 소비·투자실적을 기록해 상향조정됐다. 스페인(2.5%), 이탈리아(1.1%)는 관광업 수요 회복을 반영해 상향됐다.
독일(-0.3%)은 제조업 부진과 저조한 1분기 실적의 영향으로 하향조정했다. 주요 선진국 중 이번에 하향조정된 나라는 한국과 독일뿐이다. 중국은 0.1%p 상향된 4.0%, 러시아는 0.8% 높인 1.5%로 전망했다.
IMF는 세계경제가 단기적으로 회복하고 있으나 여전히 위험요인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상승률은 하락세지만 근원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아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금융시장 위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 확보와 노동시장 유연화, 탄소중립 실현 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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