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도 오를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5~5.81%로 나타났다.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 금리는 연 4.35~6.94%다.
미 연준은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00~5.25%에서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 이래 11번째 금리 인상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지난달 동결한 바 있다.
한미 금리차는 금리 상단 기준 2%포인트로 확대됐다. 사상 최대폭이다. 한은은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과 물가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가 기준금리를 3.75%로 가져가야 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으로 미국 금리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시장이 먼저 반응하면서 채권금리가 오르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에 대출금리가 먼저 상승할 수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한은이 미 연준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대출금리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한미 금리차가 커지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시장의 분위기가 팽배해지면 한은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시장에서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 채권금리에 선반영되면서 대출금리도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은 요원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대출금리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올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6%대로 올라섰다.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연 3%대 주담대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인 금융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25일 4.218%를 기록했다. 5월 말까지 3% 후반대였으나 이후 상승하면서 4% 초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금금리와 금융채 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이에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상승했다.
다만 한은은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13일 “환율이라는 것이 이자율 격차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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