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선반영된 재료 소멸로 인식하는 동시에 다음달 말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FOMC 이후 미 증시는 약보합권 마감,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연준은 25~26일(현지시간) 열린 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으로 선회한 것이다.
다음달에는 FOMC가 없기 때문에 그 다음 기준금리 결정은 9월 19~20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때 기준금리 인상하거나 동결할지 여부보다 이를 빨리 반영하고 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이번 FOMC에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서 말하는 데이터는 9월 FOMC 전에 있을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을 의미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FOMC는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회의 결과였다고 평가한다”며 “기자회견 내내 추가 금리 인상 관련 질문에 향후 물가, 고용 등 지표를 종합적으로 보고 회의마다 판단하겠다는 응답으로 일관했던 점은 6월 FOMC와 스탠스 차이가 없으며, 모든 상황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장에 주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의 FOMC 회의와 비교했을 때 7월 회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평가하며 통화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전보다 확연히 낮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본다”면서도 “물가상승률 반등이 나타날 경우 통화정책 컨센서스 변화에 따른 증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건 다음달 말 있을 잭슨홀 미팅이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와이오밍주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의 입장 선회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FOMC까지 2번의 고용지표와 CPI지표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표들의 결과에 따라 9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다음달 말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의 스탠스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는 통화정책보다 수급으로 인한 변동성에 긴장하고 있다. 전날 장중 연고점(956.4)을 찍은 코스닥지수는 쏠림 현상이 집중된 2차전지주들이 미끄러지기 시작하면서 880선까지 밀려난 바 있다. 이날은 오전 10시40분 현재 90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이날 국내 증시는 연준 발표 내용이 큰 변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쏠림 현상의 지속적인 완화 여부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 경우 변동성이 완만해지는 안정화 단계까지 섣부른 투자보다는 그동안 소외돼왔던 실적 호전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