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개미들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지만 이정도 급락은 이해가 안된다.”, “롱숏펀드에서 청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공매도 잔고도 대폭 줄었다.”,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를 노린 세력의 주가 올리기 후 차익실현이 나온 것 같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2차전지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7.25% 급락했고,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19.79% 폭락하면서 황제주(주가 100만원 초과)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엘앤에프(-9.13%), 포스코DX(-19.86%) 등도 큰 하락세가 시현됐으며 유가증권시장의 2차전지주인 LG에너지솔루션(-6.9%), POSCO홀딩스(-5.71%), 삼성SDI(-9.62%), 포스코퓨처엠(-13.21%), 금양(-22.47%) 등도 폭락했다.
다만 이번 폭락에 대한 다양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2차전지주에 대한 쏠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개인투자자들의 매물 출회로 인한 하락 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또 수급을 살펴보면 모든 2차전지주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가 나온 것은 아니다. 에코프로비엠(-2795억원), 포스코퓨처엠(-1288억원)에서만 순매도가 나왔다.
반면 에코프로(988억원), 엘앤에프(235억원), 포스코DX(210억원), LG에너지솔루션(2131억원), POSCO홀딩스(1411억원), 삼성SDI(1456억원), 금양(440억원)에선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여기에 일부 종목은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이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6일 공매도 거래대금이 6.22배 늘어나고 주가가 5% 하락해 하루 동안 공매도가 금지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매도 세력을 타겟팅 한 기관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포모(FOMO, 소외 공포감)로 개인들이 수급이 받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를 끌어올려 공매도 세력의 손실이 키워 숏커버가 들어오게 하고 이 시기에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26일, 특정 창구에서 8000억원이 넘는 에코프로 주식 쏟아졌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면서 “확인되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특정 세력이 물량을 한 번에 대거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 아니냐는 추측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공매도 세력인 헤지펀드들의 파산설이 돌기도 했으며 롱숏펀드들이 청산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그간 롱숏펀드들은 반도체에 롱 포지션을, 2차전지에 숏 포지션을 취했다. 롱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숏 포지션도 함께 정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518만주였던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24일 기준 342만주로 급감했다. 에코프로의 경우, 131만주에서 95만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 과정에서 2차전지주에 대한 옥석가리기도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종목이 2차전지주로 분류되면서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왔다”면서 “하루 단위로 누가 뭘 사고 팔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시장이 정리될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의 극단적 현상이 마무리 되면 종목이 걸러질 수 밖에 없다”며 “대거 확산되던 2차전지주 테마에서 종목군이 압축되고 걸러지는 현상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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