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아인 기자] 유통량 논란에 휩싸인 수이에 대해 DAXA는 어떤 결정을 할까? 수이 재단의 해명을 수용하고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위믹스처럼 ‘사필귀정’의 조치를 내릴 것인가?
위메이드 위믹스 사태 당시 DAXA는 유의종목 지정 후 상장 폐지까지 ‘정해진 길’을 갔다. 당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슈퍼갑질을 당했다”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위믹스와 수이는 기존 토크노믹스와 다르게 예고 없이 토큰을 움직였다. 수이의 경우 책임 회피적인 면책조항도 논란이 됐다.
수이와 위믹스 유통량 논란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두 코인의 거래량 통계를 보면, 수이가 위믹스보다 더 ‘한국화된 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수이는 한국에서 30% 가량의 물량이 거래된다. 위믹스 거래 비중은 16%다. DAXA는 국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 위믹스, 상장 폐지
위믹스는 지난해 유통량 문제로 국내 5개 원화 거래소(DAXA)로부터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후 상장 폐지됐다.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지만 기각됐다.
지난해 10월 26일 커뮤니티에서 코인마켓캡의 위믹스 유통량이 전일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논란이 됐다. 다음날 위믹스는 유통량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DAXA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위믹스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DAXA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과 차이가 있었다는 이유다.
위믹스는 10월 30일 코인마켓캡에 유통량 실시간 연동 등 대책을 발표하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애썼다.
DAXA는 소명 기간을 11월 17일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상장폐지였다. 다음날 장현국 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다.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라며 거래 종료에 불만을 호소했다. 법원에 소송도 냈다.
법원은 12월 7일 위메이드 위믹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위믹스는 12월 8일 상장 폐지됐다. 위믹스는 상장 폐지 두 달 만에 코인원에 재상장됐다.
# 수이, 무단 토큰 언락과 책임회피 면책조항
페이스북(현 메타)이 추진했던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브라 출신 개발팀이 만든 수이(SUI)는 두 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무단 토큰 언락으로 인한 토큰 덤핑과 토큰 유통량 공시에 대한 면책조항이다.
1) 수이(SUI) 유통량 논란
수이는 지난 5월 초 상장해 제대로된 가격 반등도 없이 하락했다. 6월 27일 활동명 DeFi^2를 쓰는 유저가 수이 가격 하락 원인으로 ‘의도적으로 잘못 표기한 토큰 발행 규칙’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수이 재단이 락업된 물량, 비유통 코인을 스테이킹하며 얻은 보상 코인까지 팔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재단은 다음날 “공지대로 진행됐다”며 해명했다.
이 해명은 거짓으로 판명났다. 수이 재단은 7월 27일 미스틴 랩스(Mysten Labs)가 투자한 주요 디파이 프로토콜인 무브엑스(MovEX)가 보조금으로 받은 250만 수이(SUI) 코인 중 62만 5000 수이를 몰래 팔았다고 뒤늦게 실토했다.
그러나 7월 3일 이미 62만 5000 수이를 수탁인의 지갑으로 다시 옮겼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혹이 발생했다. 재단이 무단 언락 사실을 알고도 커뮤니티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 한 달 가량 무단 언락을 숨긴 셈이다.
2) 면책조항 논란
DeFi^2의 수이 덤핑 의혹이 파문을 일으키자 6월 29일 한국 수이 디스코드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 커뮤니티는 바이낸스 리서치와 기존에 공개된 문서에서 코인 사전판매 A, B시리즈 시점이 다른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수이 재단이 토크노믹스의 면책조항(disclaimer)을 인용해 “정보는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다. 수이 재단은 이에 대해 수정, 조정 또는 공개할 의무가 없다”라고 답변했다.
해당 문구는 책임 회피성 면책조항으로 수이 재단이 토크노믹스를 마음대로 바꿔도 괜찮다는 면죄부였다.
논란은 더욱 커졌다. 7월 20일 수이 재단은 한국 공식 채널에 해명문을 게재했다. “토크노믹스는 수이 재단 블로그와 API 엔드 포인트로 확인 및 즉시 소통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면책조항 수정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블록미디어의 보도와 커뮤니티의 계속된 비판에 수이 재단은 태도를 바꿨다. 8월 1일 수이 재단은 토크노믹스 면책조항을 삭제했다.
# 아직 해결되지 않은 논란들
수이 유통량 논란은 DAXA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 주요 항목 중 발행량에 대한 문제는 ‘내재적 위험성’ 항목에 속한다. 수이 유통량 논란은 가이드라인 중 두 가지 세부 평가 항목인 ‘가상자산 구조의 내재적 위험’과 ‘프로젝트의 사기성 여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이(SUI) 유통량 논란에 대해 블록미디어는 DAXA와 산하 5개 거래소에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를 질문했다. DAXA와 거래소들은 “거래 지원 사항은 대외비”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믹스(WEMIX)와 수이(SUI)는 유통량 논란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DAXA가 두 프로젝트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사안에 대해 DAXA가 차별적 조치를 취할 경우 향후 유통량 논란이 나올 때마다 조치를 받은 프로젝트들이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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