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남아메리카 볼리비아가 국제 거래에서 중국 위안화 사용을 늘리면서 미국 달러화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AP에 따르면 마르셀로 몬테네그로 볼리비아 경제부 장관은 “올해 5~7월 볼리비아는 2억7800만 위안(약 497억원)에 달하는 금융 업무를 실시했다”며 “이는 이 기간 대외 무역의 10%를 차지한다”고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미 위안화를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현실이고 좋은 출발이다”이라며 “바나나, 아연, 목재 제조업 수출업자는 차량과 자본재 수입업자도 아니라 위안화로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전자 거래는 국영 은행 방코우니온을 통해 이뤄진다.
그러면서 “위안화로 사용되는 금액은 여전히 비교적 적지만 시간이 지나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몬테네그로 장관은 지난달 “(위안화가) 세계 무역에서 중요한 화폐이므로, 위안화로 운영하는 은행(중국 은행)이나 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볼리비아는 남아메리카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국제결제에 위안화를 사용하는 국가로 합류했다. 무역, 투자 증가에 따른 중국의 역내 영향력이 증가를 반영한 조치다.
볼리비아는 지난 2월부터 심각한 달러 보유고 부족이 몇 달 동안 이어지면서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자, 위안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이달 초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역 국가가 달러 유동성 위기 속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앞섰다.
지난 4월 방중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금본위제가 사라진 뒤 달러를 (기축) 통화로 결정한 것은 누구였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말 브라질 중앙은행에서 위안화는 두 번째로 중요한 통화로 부상했다. 중앙은행 보유외환 5.37%가 위안화였던 데 비해 유럽연합(EU)이 발행하는 유로화는 4.74%에 그쳤다.
올해 초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보전하려는 방편으로 중국 수입 대금 지불로 위안화 사용 계획을 공개했다. 나아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를 상환하는 데 위안화를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전문가는 이러한 움직임에도 단기간에 위안화로의 대규모 전환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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