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진석 기자] 지난 6월 중순 블랙록을 비롯한 대형 자산 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 이후 비트코인의 상승폭은 제한되어 왔다. 뚜렷한 결과는 나오지 않은 채 상승 재료만 소진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비트코인은 개당 2만 9000달러에서 3만 달러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지난 한 달 동안 약 4%가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반등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미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번스타인의 보고서을 인용해, ‘코인 반등의 3가지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첫번째는 비트코인의 대외 경제 통합이다.
마켓워치는 미국 연방 법원이 오는 가을까지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그레이스케일(Grayscale)간의 소송전을 결론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선물ETF가 출시되기 전부터 이미 비트코인 신탁 상품(GBTC)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타사에서 선물ETF가 출시되자 SEC측에 ETF 전환 신청을 했다. 그러나 SEC는 이 신청을 거부했고, 결국 제소로 이어졌다.
만약 이 소송에서 법원이 그레이스케일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SEC는 해당 펀드를 시장에서 밀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현물 ETF 승인 여부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ETF의 승인은 투자자와 기관의 참여로 코인 수요는 300억 달러(약 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의 본연의 역할인 송금 외에, 애플리케이션 탑재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코인 가치는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이 제시한 두번째 코인 흥행 요소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움직임이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가총액을 가진 이더리움은 수많은 금융 플랫폼의 탈중앙화 네트워크가 되고자 했지만 아직 실현되지는 못했다.
번스타인은 초당 15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는 이더리움은 아직 현실 세계에서 필요한 수준에 못미치지만, 관련 프로젝트는 3000건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과 채권 등 실물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고, 위즈덤트리(WisdomTree,WT)와 같은 일부 자산 운용사에서는 이미 토큰화된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앱을 내놓았다.
트랜잭션 속도와는 별개로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 거래에서 속도는 몇 일을 몇 초로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금융과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전반에 모든 종류의 앱 기반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그 인프라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현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현재 연초 대비 50%가 넘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정체하고 있다. 실제로 이더리움이 거래에 활용되기 시작하면 상황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
이밖에 셋째 반등 요인은 세계 정부의 코인에 대한 호응이다.
유럽 국가들과 중국, 미국, 싱가포르 등의 주요국 통화 정책 당국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발행을 위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은 국가 간 거래 속도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민간은행과 국제 기구들도 암호화폐가 기존 인프라를 대신할 수 있는 지를 연구하고 있다.
번스타인은 다만, CBDC가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중앙은행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플의 XRP와 같은 코인은 일부 은행에서 서비스되고 있어,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번스타인은 “(금융) 시장이 암호화폐와 디지털 ‘법정화폐’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