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해킹 악재를 맞은 커브(CRV) 코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만 10배 가까이 급등해 관심이 쏠린다. 급등 당시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는 급락하며 상반된 움직임을 기록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커브는 전날 빗썸에서 하루 만에 900% 폭등했다. 전날(31일) 오전8시 780원대 거래되던 커브가 7시간 만인 오후3시 7400원대까지 뛴 것이다.
해킹 소식 직후 급등이라 더욱 주목받는다. 통상 악재로 해석되는 해킹 피해에도 불구하고 빗썸에서는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는 해킹 악재를 반영, 약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아함을 키웠다.
같은 국내 거래소와 비교해 봐도 비정상적 상승폭이란 점에서다. 커브는 현재 국내 5대 원화거래소 모두에 상장돼 있다. 하지만 전날 10시간도 안 돼 900% 널뛴 곳은 빗썸이 유일하다.
입출금 중단 상황에서 거래소 내 물량으로만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런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소위 세력으로 불리는 거액 투자자(고래)들이 뛰어들어 가격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어 투자 유의가 필요하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벤처캐피탈(VC) 관계자 A씨는 “특정 국내 거래소에서만 10배 가까이 오른 현상은 소위 `가두리장’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며 “특히 평소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였다면 세력들이 가두리 펌핑(상승)시키기 딱 좋은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빗썸은 이런 진단에 인위적 통제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해킹 이슈에 따라 투자자 보호 조치를 위해 입출금을 바로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안을 국내 다른 거래소들과 함께 고민하고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플랫폼 커브 파이낸스는 앞서 이날 새벽 해킹 공격을 받아 최대 7000만달러(894억원) 손실액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해킹 여파로 총 예치액(TVL)이 하루 만에 약 43% 폭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에 국내 5대 원화거래소 모두 해당 소식 직후 커브 파이낸스 자체 토큰인 ‘커브’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다만 빗썸과 업비트만 유의 종목 지정 후 입출금을 중단했으며, 코인원은 입금만 정지했다. 코빗과 고팍스는 별도의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현재 커브는 빗썸에서 50% 넘게 폭락 중이다. 전날 폭등한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빗썸 기준 커브는 전일 대비 52.57% 떨어진 2473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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