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글로벌 긴축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증권사에 이어 은행·보험사도 해외 대체투자의 리스크에 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보험사에 대한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해외 대체투자 관련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에…투자 리스크 대두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 가치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홍콩 부동산 펀드에 따른 리스크를 수습 중이다.
4년 전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들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에 약 2800억원을 대출해 줬고, 이 중 일부는 우리은행이 초고액 자산가들에게 판매한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이 조달됐다.
그러던 중 코로나 공실률 증가와 홍콩 내 정치적 갈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고 결국 우리은행 펀드도 손실을 보게 됐다. 우리은행은 회수 불능에 빠진 펀드 투자자 구제를 위해 총투자 원금의 70%에 해당하는 54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하고, 투자자들과 자율 조정을 진행 중이다.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보험사도 관련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교보생명·하나생명 등 보험사들은 앞서 미국 워싱턴DC 소재 유니언스테이션(복합상점) 대출채권에 투자했으나 미국 강제수용 소송으로 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일부 보험사들은 영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투자와 관련해 손실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대체투자 리스크 제한적…모니터링 지속할 것”
금융당국은 은행·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관련 리스크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이 직접 투자한 규모가 전체 대비 크지 않을뿐더러, 홍콩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리스크도 사실상 전문투자자에게 판매한 펀드에 국한된다는 점에서다. 불완전판매 등 일부 레퓨테이션(평판)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신속한 자율조정과 충당금 적립으로 이런 리스크는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비중은 은행보다 높지만, 이 역시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기준금리 동결과 물가상승률 둔화 등으로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인 것으로 분석한다. 영국 바이오매스 발전소에 대한 투자 손실도 보험사들이 재가동을 위해 추가 투자를 한 만큼 비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 상업용 부동산 관련한 공실률이 회복 중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며 “올해 2분기 이후로는 좀 더 회복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발전소 자체는 보험사들이 장기 투자자산으로 보유하기엔 괜찮은 분야”라며 “보험사들도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추가적인 자금을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은행·보험사에 대한 대체투자 리스크를 지속해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 대체투자와 관련한 은행 리스크가 크지 않으나 변동성이 잔존한 만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보험사도 아직 위험이 크지 않지만, 대체투자 비중이 조금씩 늘고 있어 정례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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