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두달 연속 증가했다. 달러 약세에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늘면서다. 전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는 10개월 만에 홍콩을 밀어내고 8위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3년 6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218억달러로 전월말(4214억5000만 달러)보다 3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2달 연속 증가세다.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및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증가한 이유가 크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1.62로 직전월(103.34)과 비교해 1.7% 떨어졌다.
반면 유로화는 미 달러 대비 1.5% 절상됐고, 파운드화는 1.9%, 엔화는 2.7% 가치가 늘었다. 호주 달러화도 0.6% 절상됐다.
원·달러가 안정되며 외환 당국의 개입도 적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월만 해도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은 전달에 57억달러 감소한 4209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달러가 약세로 가면서 나머지 통화를 달러 가치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가치 변동이 있었다”면서 “외환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았고, 전체 외환보유액 변화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765억3000만 달러로 전월에 비해 8억9000만 원 늘었고, 예치금은 6억달러 감소한 209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달 89.1%에서 98.3%로 늘었고,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 비중은 5.1%에서 5.0%로 낮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141억1000만 달러로 전월에 비해 7000만 달러 늘었고, IMF포지션과 금은 전달과 각각 47억1000만 달러,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 기준 5억달러 늘어난 4215억달러으로 홍콩(4173억달러)을 밀어내고 지난달보다 1계단 올랐다. 우리나라가 8위에 오르는 것은 2022년 8월 말 이후 10개월 만이다.
중국이 165억달러 늘어난 3조1930억달러로 1위를 유지했다. 스위스(8억달러)와 인도(43억달러), 대만(2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10억달러), 브라질(1억달러)이 늘었고, 일본(-73억달러), 러시아(-18억달러), 홍콩(-37억달러)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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