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서머랠리(여름 강세장)’를 보이던 주식시장이 3일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아시아, 유럽 증시에 이어 미 증시도 일제히 약세다.
이를 두고 피치와 함께 3대 신용평가사로 불리는 S&P가 2011년 8월 미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불거진 패닉이 재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증시 뿐 아니라 유럽 증시, 그리고 미국 증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98% 빠진 3만5282.52에 거래를 마쳤고, S&P500과 나스닥도 각 1.38%, 2.17% 하락 마감했다.
이 때문에 S&P가 2011년 8월5일 미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자 다음 거래일인 8일 S&P500과 나스닥이 각 6.7%, 6.8% 급락했던 것처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시 코스피도 3.8% 하락하고 시장에 공포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여파가 1개월 이상 지속됐다.
하지만 남유럽 재정 위기와 기업 실적 하향 추세가 겹쳤던 2011년과 기업 실적이 바닥을 통과 중인 현재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 신용등급 강등은) 차익 실현 욕구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단기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피치가 제기한 미국의 재정 악화와 부채 한도 협상 난항 문제가 최근의 문제만은 아니고 또 금융시장에서 인지되지 못했던 재료도 아닌 만큼 불확실성 크기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랠리로 인한 피로감, 지수 레벨 부담, 밸류에이션 부담이 누적되고 있었기에 증시에 단기 차익 실현 명분을 제공할 수는 있다”면서도 “가격 조정이 아닌 기간 조정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과도한 위험 회피 전략은 지양하는 것이 적절하며 2011년 당시의 급락장은 신규 진입자들에게 이후의 상승장을 누릴 매수 기회가 됐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경기 사이클 상승기에는 매크로 쇼크가 발생해도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아서 보통 -5% 내외고, 클 때도 -10%를 많이 넘지는 않는다”며 “기업실적·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커지기 때문에 주가가 싸지면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이 나타나는 반면 하락기에는 매크로 쇼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2011년 미 신용등급 강등이 여기에 해당돼 주가 하락폭도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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