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12년 만에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여파에 원·달러가 장중 한때 1300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6원 오른 1299.1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8.5원)보다 0.5원 오른 1299.0원에 개장해 11시30분께 1300원대로 치솟았지만, 장 막판 오름세를 일부 반납하며 장을 마쳤다. 원·달러가 1300원을 돌파한 것(종가 기준)은 지난달 10일 1306.5원이후 처음이다.
원·달러는 최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날(2일) 원·달러는 직전일 대비 14.7원 올랐는데 이는 3월24일(16.0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최근 환율 변동에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최상위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아래인 ‘AA+’로 전격 강등한 영향이 크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2년 만이다. 2011년 8월에는 스탠더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조정했다. 당시 한국 증시는 15%가량 급락했고 코스피도 22% 가량 빠지는 등 여파가 컸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전날 발표된 미국 7월 ADP 민간고용은 32만4000만명 증가해 예상(+19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경계감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54분 현재 전일대비 0.19%오른 102.78에 보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 하락도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616.47)보다 11.08포인트(0.42%) 하락한 2605.39에 장을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701억원, 15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나홀로 79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화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순매도와 역송금, 역외 롱심리 과열 등의 악재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단기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신용등급 이벤트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상방 압력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중기적인 방향은 달러화의 움직임과 국내 수출 개선 강도에 좌우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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