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강우 인턴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부지사 등 선출직 공무원 수십 명이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서한을 보내 로스앤젤레스 공연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NBC 등이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의 호텔 노동자가 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사실상 캘리포니아 호텔 파업을 지지해달라는 요구다.
이 서한엔 스위프트의 공연은 지역 호텔 수요를 증가시키고 호텔들은 이에 맞춰 객실과 부가 요소 금액을 올려버리는 등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돼 노동자들과 호텔 간의 협상을 교착 상태로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스위프트에게 공연 연기를 요청한 부지사 등 공무원들은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주와 애리조나주 전역에 걸쳐 3만2000명 이상의 서비스업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조 ‘유나이티드 히어 로컬 11’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부지사 등이 호텔노조연합의 손을 들어주면서 스위프트에게 공연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엘레니 쿠날라키스 부지사 등이 서명한 이 서한엔 “호텔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많은 근로자들은 직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할 여력이 없어 차에서 잠을 자거나 집을 잃을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텔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삶과 생활 임금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파업에 들어간 그들은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한 내용 중엔 스위프트의 세 번째 정규앨범인 ‘지금 말해라'(Speak Now)를 언급하며 스위프트에게 답장을 줄 것을 촉구했다.
스위프트 관계자는 아직 답변을 내지 않고 있다.
치솟는 임대료로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기존 급여로는 생활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수천 명의 호텔 노동자들이 지난달 파업을 시작했고 임금 인상과 기타 혜택을 요구했다.
호텔노조연합인 유나이티드 히어 로컬 11은 지난 4월 말부터 호텔과 계약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 노조는 즉각적으로 시간당 5달러(약 6000원)의 임금 인상과 2년에 걸쳐 매년 시간당 3달러(약 3900원)씩 추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의료 혜택, 연금, 근로자의 이민 신분을 확인하는 연방 시스템인 ‘전자 검증 시스템'(E-Verify)의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도 요구 사항 중 하나다.
한편 파업을 시작한 노동자들의 편에 서서 스위프트에게 서한을 보낸 쿠날라키스 캘리포니아주 부지사는 202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지난 4월 선언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fall@newsis.com